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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장

“그래.” 안일우는 이번에도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는 여전히 진이준을 좋은 사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방금 본 화면은 정말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잠시 후, 진이준은 카페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막 자리에 앉자마자 안일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빛에는 전례 없는 진지함이 묻어나왔다. “자,해명해 보도록 해. 이유가 합당하지 않으면 바로 소희한테 말할 거야.” “사진 속 제가 만났던 사람은 디자이너입니다. 프러포즈 반지와 약혼반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었습니다.” 진이준은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조만간 소희에게 프로포즈를 할 생각입니다.” 그 말에 안일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진이준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그가 그 디자이너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행동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만 했다. “질문이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진이준은 그에게 무슨 걱정거리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저 그 얘기만 할 거면 굳이 손에 반지를 끼워줄 필요는 없었을 거야.” 안일우는 솔직하게 진이준에게 털어놓았다. “그 여자는 꽤 만족해하는 눈치였는데?” “오해입니다.” 진이준이 말했다. 안소희에게 맞춤 제작한 반지를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끼울 수 있겠는가? 안일우는 그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전에 보신 두 반지는 모두 모형에 불과합니다.” 진이준의 머릿속은 온통 안소희에게 프러포즈를 할 생각으로 가득 찼다. “제가 그녀에게 착용하게 한 이유는 반지의 내부 디자인이 불편하다고 말해주기 위해서 직접 테스트해보라고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안소희는 피아노도 잘 치고, 싸움도 잘하고, 글씨도 잘 쓰기 때문에 손에 감각이 아주 민감했다. 때문에 반지가 그녀의 활약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었다. “그랬더니 디자이너가 웃으면서 제가 이렇게 세심한 남자였을 줄은 몰랐다고 놀리더군요.” 진이준의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그는 안일우에게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못 믿겠으면 레스토랑에 가서 CCTV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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