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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장

유정원이 오랫동안 답장을 하지 않자 나영재는 또 물음표를 보냈다. 유정원이 오늘 우기를 찾아갔다는 소식을 듣고 나영재는 휴대전화를 앞에 두고 연락을 기다렸다. 그와 안소희가 이미 이렇게 되었는데 또 나쁜 소식이 뭐가 있을까? 또 한참 동안 기다렸다. 유정원은 아직도 답장이 없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옆에 두고 일에 전념하려 했다. 그러나 머릿속에는 온통 안소희에 관한 생각뿐이었고, 유정원의 답장을 받지 못하자 그는 도저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성진영이 나영재를 찾으러 왔을 때 나영재는 여전히 이런 모습을 보였는데 성진영은 추측할 필요 없이 분명 안소희 씨 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표님, 12일 서울 쪽에서 직접 말씀하셔야 할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성진영은 자발적으로 업무를 보고했다. "제가 가서 취소해 드릴까요?” 서울은 대표님에게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가득한 곳이다. 좋은 추억 나쁜 추억 모두 그곳에 있었다. 그동안 심서의 협박에 대표님은 잠을 잘 잤지만, 입맛은 계속 안 좋았다. 서울에 갔다가 실수로 안소희 씨와 마주치면 대표님이 모처럼 숨겨왔던 마음은 다시 걷잡을 수 없어질까 봐 성진영은 두려웠다. "아니." 나영재의 얼굴은 전보다 더 차가워졌다. "갈게.” 성진영은 입술을 깨물었으나 끝내 말리지 않았다. 그냥 프로젝트 얘기하러 간 것이니 안소희 씨와 마주치지 않을 거야. 나영재는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성진영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더 할 말 있어?” "네." "말해." 안소희 씨가 이사한 이유를 알아냈어요.” 성진영은 단지 대표님의 응어리를 풀고 싶었다. 나영재의 키보드 위에 올려놓은 손은 잠시 멈칫했다. 나영재가 입을 열기 전에 성진영이 먼저 말했다. “대표님 때문에 이사한 게 아니라 생활 편의를 위해 진이준 저택으로 이사했다고 해요.” 이 일은 그가 남지현에게 물어서야 알게 되었다. 이 결과를 들은 나영재는 가슴이 아파졌다. 차라리 자신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이사했다는 게 나영재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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