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4장

유정원은 한마디 더 했다. [프러포즈가 성공하면 평생 함께라는 의미인 거 알지 넌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거야.] 연애는 서로 어울리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프러포즈 성공은 안소희가 정말 진이준과 결혼할 거라는 걸 의미한다. 안소희와 진이준 모두 딴마음을 품는 사람이 아니기에 결혼을 결심하면 둘을 갈라놓을 사람이 없다. 나영재는 그 몇 글자가 눈에 거슬렸다. 그는 안소희에게 프러포즈한 적이 없다. 심지어 그녀에게 여자들이라면 마땅히 받아야 할 낭만을 준 적도 없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 가운데 그의 하얀 손가락은 핸드폰을 천천히 몇 번 두드렸다. [언제.] 유정원:[12일, 시간은 못 물어봤어.] 나영재:[알았어.] 이 소식을 들은 후, 그는 휴대전화를 한쪽에 놓고 의자에 누워 있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그들의 과거가 가득했다. 이 소식 때문에 나영재는 온 하루 일도 별로 하지 않았다. 오후 퇴근 무렵에야 성진영을 찾아가 12일에 자기 대신 합작을 논하라고 했다. 예전에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해주지 못했기에 그녀의 행복을 꼭 한번 보고 싶었다. 성진영은 나영재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했고, 물어봐도 알아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은 항상 빨리 지나간다. 눈 깜짝할 사이에 10일이 되었다. 진이준은 안소희 아버지, 안연희, 안일우까지 포함해서 안소희에게 중요한 사람들을 모두 연락했다. 안소희 이모도 불러오려고 했지만, 이모 쪽에서 결혼식에만 참가한다고 했다. 안소희도 진이준에게 중요한 사람들을 모두 연락했다. 처음에는 진태산과 진 여사도 불러오려고 했지만, 나중에 진이준에게 떠본 결과 프러포즈를 할 때 부모님이 계시는 것이 싫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진이준에게 왜냐고 물었을 때, 그가 준 대답은 이러했다. "만약 우리의 프러포즈를 본다면 부모님은 이번 생에 나쁜 녀석, 빌붙어 살 줄만 안다고 계속 말할 게 뻔해.” 그의 이 말을 들은 후 그녀는 진태산과 진 여사를 초대하지 않았다. 채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