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4장

“네?” 성진영은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나영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그의 표정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급하게 결혼하지 말아야 했던 걸까?” 나영재는 당시 안소희가 사람 됨됨이가 좋고, 지식이 풍부하고, 똑똑하며 자기와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했었다. 그와 모든 면에서 잘 맞았고, 게다가 첫인상도 좋아서 집에 가서 며칠을 고민한 끝에 그녀와 결혼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들처럼 상업계의 사람들은 대부분 상업적으로 가문과 가문과의 결혼을 맺는다. 하지만 나영재는 그런 것을 원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결혼하기도 싫었었다. 그래서 아예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골라 결혼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애초에 자신이 일을 잘못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에서 사장님처럼 그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분이 서로를 괜찮은 결혼 상대라고 생각하신다면 급하게 결혼하시는 것도 지극히 정상입니다.” 성진영은 천천히, 이성적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지금 세상에, 사장님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집안 사람들에게 소개팅과 결혼을 재촉받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선을 보자마자 약혼을 하고, 결혼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 때문에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잘 살자는 마음만 품고 함께 사는 커플들도 많았다. 나영재는 마치 무언가가 자기 심장을 꾹 누르는 것만 같았다. 머릿속은 실타래처럼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때, 성진영은 입술을 오므리며 물었다. “사장님,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말해.” “사장님께서 그때 안소희 씨와 급하게 결혼하긴 이유는 안소희 씨가 허가윤 씨와 닮았기 때문인가요?” 성진영이 용기를 내 물었다. 이 문제는 전에도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성진영은 그 대답을 다시 듣고 싶었다. “아니.” 나영재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내가 안소희와 결혼한 이유는 그저 그녀가 나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야.” “그럼…” 성진영은 잠시 망설였다. 나영재는 순간, 그의 뜻을 이해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