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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장

진이준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세우며 자연스럽게 말했다. “아버지도 얘기하고 싶으면 위층으로 올라가서 엄마한테 가세요. 지금 옷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을 겁니다.” “네가 알려줄 필요 없거든?” 진이준 아버지는 코웃음을 치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조금 전에 소희한테 메시지를 보냈는데, 아직 답장이 없어.” “지극히 정상이에요. 소희는 휴대폰을 잘 보지 않아요.” “그럼 지금 어떻게 네 문자에 답장하고 있는 거야?” 분명히 그가 먼저 보낸 것이었다. “저한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제가 메시지를 보내면 소희 쪽에 특별한 알림음이 울리거든요.” 진이준은 아버지 앞에서 안소희가 자신에 대한 사랑을 자랑하고 있었다. “…” 진이준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이준은 안소희가 보낸 메시지에 답장하는 척하며 그녀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안소희는 그제야 진이준 아버지가 보낸 메시지를 찾기 위해 앱 화면을 넘어가 메시지들을 슥슥 살폈다. 그녀는 진이준과의 채팅창을 위에 고정하고 있었는데 진이준 말고도 이메일 알림과 중요하지 않은 일부 메시지가 위에 있었다. 잠시 후, 안소희는 그제서야 진이준 아버지가 보낸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아버지가 너한테 무슨 말을 했어?] 진이준이 물었다. 안소희가 막 진이준에게 그가 청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장하려던 참에, 그와의 채팅창을 열기도 전에 진이준 아버지에게서 다시 문자가 왔다. [진이준 그 자식한테는 말하지 마.] 그 문자에 안소희는 잠시 고민했다. [아버님께서 청혼을 하시려는 거예요, 아니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시는 거예요?] [이준이 엄마한테 청혼하려고 해.] 진이준 아버지는 아주 진지하게 문자를 보냈다. [나한테는 낭만적인 세포가 별로 없어. 그땐 그저 꽃다발을 주면서 청혼했었지. 그런데 오늘 네가 이준이한테 청혼하는 것을 보고 아주 부러워하더라고.] 순간, 안소희는 멈칫했다. [괜찮겠어?] 진이준 아버지가 물었다. [네, 괜찮아요. 하지만 어머님이랑 결혼한 지 오래됐으니 청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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