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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장

“도움이 필요할 때 나한테 말해.” 진이준의 듣기 싫은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흘러나왔다. “나 진이준은 언제든지 너를 위해 봉사할게.” “싫어요.” 하지만 안소희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이유까지 설명했다. “저 혼자 할 수 있어요.” 그녀는 진이준 아버지에게 그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진이준이 이미 눈치챈 탓에 허무하게 들켜버렸으니 과정까지 그에게 알려서는 안 되었다. 그 말에 진이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쳇, 양심없기는?” “자, 됐어요. 전 조금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 안소희는 전화를 이만 끊기로 했다. 말을 많이하면 금방 들키기 쉬웠다. 어쨌든 진이준은 이런데에 일가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잠깐만, 서두르지 마. 아직 할 말이 있어.” 진이준은 조금 전 그의 어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안소희에게 말해주었다. “우리 어머니가 네가 청혼하는 영상을 보시고 너와 단둘이 며칠동안 묵고 싶어하셔. 만약 네가 불편하다면 난 적절한 이유를 찾아 거절할게.” “단둘이요?” 안소희가 물었다. “응.” “오직 저랑 어머님만요?” “맞아. 엄마가 나보고 밖에서 자래.” 진이준은 안소희에게 전부 사실대로 말했다. 만약 진이준 어머니가 안소희에게 직접 말한다면 그녀는 거절하고 싶어도 허락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먼저 그녀에게 얘기해주는 것이 낫겠다고 진이준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사회생활을 싫어하는 안소희의 성격에 분명히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 오시는데요? 제가 모시러 갈게요.” 안소희가 말했다. 예상치 못한 안소희의 대답에 진이준은 어리둥절해했다. 아무래도 안소희가 이렇게 쉽게 알겠다고 할지 몰랐던 모양이었다. “안소희.” “네?” “너 혹시… 군기가 좀 빠진 거야?” 진이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내가 조금 전 말을 똑똑히 하지 못한 거야, 아니면 신호가 좋지 않았던 거야?” 안소희가 알겠다고 승낙했다. 안소희는 그렇게 진이준과 함께 있고 싶지 않은 걸까? “대장 어머니면 제 예비 시어머니인데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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