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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장

“나 기준이랑 혼인신고 하고 싶어.” 안연희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주위에 안재명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빠가 허락하실까?” 그 소리에 안소희는 옷을 고르다 말고 잠시 멈칫했다. 순간, 안소희의 눈에는 예전의 부드러움이 사라져버렸다. 그 눈빛에 안연희는 덜컥 겁을 먹고 말았다. “잘 생각해본 거야?” 안소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연애는 서로 좋아하기만 하면 되지만, 결혼은 달랐다. “고민해 봤는데, 우리 사이도 안정적이고 나도 곧 대학원에 들어가잖아.” 안연희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서 차라리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걱정하지 마. 아이는 급하게 가지지 않을 거야.” “안 돼.” 안소희는 잠시 생각하더니 바로 안연희를 말렸다. 안연희는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안소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이제 스무살 밖에 안 됐어. 아직 너무 어려. 만약 기준이랑 정말 결혼하고 싶다면, 네가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평온할 때 다시 생각해 보길 바라.” 안소희는 하나 뿐인 동생이 정말 모든 게 잘 되기 만을 바랐었다. “그래도 결혼하고 싶다면 굳이 말리지 않을게.” “응.” 안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자면 그들의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두 사람 사이가 아주 달콤할 때 싹튼 것이었다. 안소희는 안연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기준은 좋은 남자친구지만, 결혼은 연애와 많이 다르다. 안소희는 두 사람이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라 정말 결혼하고 싶어서 결혼하기를 바랐다. 그 후 며칠 동안 안소희는 진이준을 피해 다녔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번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느라 그의 전화를 먼저 끊었었기 때문이다. 그날, 안소희는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때, 진이준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소희야, 아주머니가 너한테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 “네, 말씀하세요." “그게…” 진이준 어머니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안소희는 거절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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