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화
그 말에 하지안은 의아했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왜요? 할 말 더 있으세요?”
차건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동연이의 미술 선생님이 되어줘.”
하지만 하지안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전 그림을 가르쳐 본 적이 없어서 안 될 것 같네요. 그냥 다른 사람을 찾아보세요.”
그녀는 더 이상 차건우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차건우가 말했다.
“월급 600만 원, 어때?”
하지안은 머리를 저으며 또 거절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전 진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없고 그래서 경험도 없어요.”
이때 고민석도 입을 열었다.
“아까 잘 가르치시던데, 진짜 선생님들보다 나은 것 같아요. 도련님도 지안 씨의 말에 잘 따르시고.”
하지안이 말했다.
“재은이가 지금 무균 병실에 있어서 전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요.”
차건우는 차동연을 힐끔 쳐다보았고 아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입을 열었다.
“수업 끝나고 과외로 하면 돼. 하루 종일 있어 달라는 것도 아니잖아. 하루에 2시간 정도면 돼.”
하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차건우가 다시 말했다.
“천만 원.”
“아니...”
하지안이 다시 거절하려는 순간 누군가가 옷을 당기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머리를 숙이니 불쌍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차동연을 발견했다.
“이모는 동연이가 싫어요? 그래서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녀는 아기 사슴처럼 촉촉하고 맑은 그 눈을 바라보며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어 결국 머리를 끄떡였다.
그러자 차동연은 바로 활짝 웃었다.
고민석은 옆에서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누가 아빠와 아들이 아니랄까 봐. 아빠는 돈을 때려 붓고 아들은 마음을 공격하니 어떤 사람이 이런 공세를 견딜 수 있겠어?’
다음날, 오후 6시. 하지안은 차씨 가문의 집 앞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4년 전에 경성을 떠나면서 평생 경성 땅을 밟지 않을 거고 다시는 차씨 가문 저택에 오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결국 맹세를 깨고 말았다.
하지안은 차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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