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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차씨 가문 저택에서 며칠 몸조리한 후 하지안은 회사로 갔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임미진이 그녀를 붙잡고 물었다. “안 오는 줄 알았네. 이틀 동안 어디 갔었어?” “일이 좀 있었어요.” 하지안이 더 말하고 싶지 않아 어눌하게 대답하자 임미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여동생이 차 대표와 가까운 사이 같던데 가서 얘기 좀 잘해봐. 좋은 일자리를 찾아달라고.” 하지안은 피식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걔한테 부탁하라고? 절대 안 되지.’ 임미진은 한숨을 쉬며 설득했다. “자존심이 미래보다 중요해? 아직 젊은 나이에 청소부로 계속 일할 거야?” “잠깐 청소부로 일하는 거고 적절한 기회가 오면 다시 원래 일을 시작할 거예요.” 말하는 도중 정교한 옷차림의 여직원 두 명이 들어오며 계속 투덜거렸다. “짜증 나! 팀장은 왜 아침부터 미친개처럼 보는 사람마다 욕하는 거야?” “왜 그래?” “과장이 건축가가 제시한 시안을 거절하면서 뭐라고 했나 봐. 팀장이 화가 잔뜩 나서는 우리한테 화풀이 하잖아.” 꽃무늬 긴 드레스를 입은 미인이 입을 삐죽거리더니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쳤다. “어쩐지. 그림 몇 장에 우리보다 몇 배나 높은 돈을 벌잖아. 부러워서 미치겠어!” “맞아. 우리 부서에서 건축 디자인 대회를 여는데 1등 상금은 6천만원이고 차현 그룹에 건축가로 입사할 수 있어. 급여와 복지가 눈이 뒤집어질 정도래.” 그 말을 듣고 뒤에 있던 하지안의 눈이 빛났다. ‘기회가 왔네?’ “저기요. 건축 디자인 대회는 어떻게 참가하고 어디서 신청해요?” 꽃무늬 긴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뒤를 돌아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왜요, 참가하고 싶어요?” 하지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자가 경멸하는 눈빛을 보냈다. “허, 화장실 청소나 하는 사람이 건축 디자인 대회에 참가하려고요? 창피당할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 하지안은 미간을 찌푸리며 거침없이 반박했다. “창피해도 내가 창피한 거지, 그쪽과 상관없잖아요.” 그녀의 대답에 상대 여자가 코를 막으며 비웃었다. “상관은 없죠. 그런데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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