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화

놀이공원에서 하루 종일 놀았기 때문에 모두 지쳐 있었다. 차에 오르자마자 뒷좌석의 두 아이는 이리저리 고개를 기대더니 금세 잠들어 버렸다. 하지안도 전염된 듯 하품이 났다. 차건우가 핸들을 잡은 채 낮게 말했다. “졸리면 자. 도착하면 깨워 줄게.” 하지안이 고개를 저었다. “안 잘래요. 밤에 혼자 운전하면 졸리기 쉬워서 위험해요. 제가 같이 있을게요.” 그 말에 차건우의 눈빛이 더 깊어졌다. 잠시 부드러운 기운이 스쳤다. 하지만 차가 흔들릴 때마다 졸음이 밀려와, 몇 번 고개를 털어도 끝내 버티지 못했고 하지안은 창문에 기대 잠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아파트 단지 앞에 도착했다. 하지안은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차건우가 슬쩍 옆을 보니 그녀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불편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몸을 기울였다.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조절해 등받이를 뒤로 눕혔다. 몸이 갑자기 뒤로 젖자 하지안이 흠칫 눈을 떴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 버렸다. 바로 위에서 차건우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받치고 있었고 얼굴 사이는 주먹 하나 들어갈 만큼 가까웠다. 깊고 어두운 눈빛이 내려앉았고 뜨거운 숨이 뺨을 스쳤다. 하지안의 목이 바싹 마르고 호흡이 가빠졌다. 달빛 아래 맑게 빛나는 피부, 살짝 벌어진 입술, 겁먹은 눈빛이 묘한 유혹을 만들었다. 차건우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더 가까이 내려왔다. 하지안의 온몸이 굳고 심장은 미친 듯 뛰었다. “건우 씨... 왜... 읍…” 말끝은 입술에 막혔다. 그의 키스는 의외로 부드러웠다. 그녀의 입술을 살짝 물고 천천히 빨아들이고 다시 가볍게 베어 물었다. 하지안의 몸에 전기가 튀듯 떨림이 번졌고 열이 퍼지면서 힘이 풀렸다. 머릿속은 혼란스러웠지만 이러면 안 된다는 이성은 여전했다. 밀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손은 제멋대로 그의 목을 감고 있었다. 차건우는 그녀의 뒤통수를 단단히 받치며 키스를 더 깊고 뜨겁게 이어 갔다. 큰손은 그녀의 몸 위로 미끄러졌다. 차 안의 공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