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화
하지안은 결국 발걸음을 멈춰 섰다.
머리 위 조명이 내려앉자 무대 위 세 사람이 하나의 그림처럼 눈부셨다.
호화로운 3단 케이크 앞에 선 하민아의 심장은 쿵쾅거렸다. 온몸에서 열이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오늘 이 무대에 서는 순간부터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이 차동연의 엄마이며 차씨 가문의 미래 안주인이라는 사실을.
그때 도우미가 다가와 칼과 포크를 내밀었다.
“차 대표님.”
“응.”
차건우는 그것을 받아 차동연에게 건넸다. 평소와 달리 낮은 음색에 온기가 배었다.
“동연아, 네가 잘라.”
“아빠, 나 아빠랑 같이 하고 싶어요.”
차건우는 거절하지 않았다. 크고 단단한 손이 아이의 작은 손을 감쌌다.
옆에서 더는 참지 못한 하민아가 끼어들었다.
“오늘은 동연이 생일이잖아. 케이크는 우리 셋이 같이 자르는 게 맞지 않겠어, 동연아?”
차동연은 입술을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
하민아가 웃으며 손을 뻗는 찰나, 차건우는 손을 뒤로 빼 칼자루만 꽉 움켜쥐었다.
하민아의 표정이 잠시 굳었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듯 수습했다. 멀찍이서 보던 하객들 눈에는 오히려 다정한 가족의 순간처럼 보였다.
사람들 사이에 서 있던 하지안은 그 장면을 바라보다 가슴이 죄어들었다. 쓴물이 목끝까지 차올랐다.
케이크를 자른 뒤, 차건우가 아이를 내려놓았다.
“가서 놀아. 아빠는 얘기 좀 해야겠다.”
“네.”
차동연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틈에 하민아가 말을 얹었다.
“차 대표님, 오늘은 동연이 생일이고 우리 세 식구가 모처럼 같이 있는 날이잖아요. 사진도 한 장 찍고, 손님들께 케이크도 나눠 드리면 어떨까요?”
차건우의 시선이 곧장 내려꽂혔다.
“나한테 지시하는 거야?”
“아... 아니에요.”
하민아는 겁이 올라 말끝이 흔들렸다.
“그럼 대표님은 일 보세요. 제가 케이크 나눠 드릴게요.”
차건우는 응답하지 않았다. 대신 깊어진 눈빛으로 홀을 훑었다. 찾던 사람이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간이 서늘하게 접혔다. 이만큼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 안 온 걸까.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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