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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민아야, 차씨 가문이 제일가는 재벌이긴 한가 봐. 이 사람들 전부 엄마가 평소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이야. 네가 차건우와 결혼하면 이 사람들이 다 너한테 잘 보이려고 난리겠지?” 서혜민은 눈이 휘어지게 웃었다. “물론이죠. 난 무려 차씨 가문 사모님인데 저 사람들이 다 뭐겠어요?” 하민아는 차갑게 웃었다. 자신이 차씨 가문에 시집간 뒤 모든 이들이 떠받들어주며 당당하게 사는 모습을 상상하던 중 뒤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봐, 차건우가 왔어.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인데 아우라가 대단하네.” “여자까지 데려왔어? 저 여자는 누구야?” “설마 아내?” “에이, 여자 친구도 없는데 결혼은 무슨. 헛소리하지 마.” 하민아는 고개를 돌리자 마침 함께 들어오는 두 사람이 보였다. 어두운 색의 정장을 입은 차건우는 훤칠한 키와 강한 아우라를 자랑했다. 그의 팔짱을 낀 여자는 아래로 풍성하게 펼쳐지는 흰색 긴 드레스를 입었는데 가늘고 하얀 다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치마에 촘촘하게 박힌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며 고귀하고 화려해 보였다. 다시 눈을 뜨고 제대로 보니 그 여자는 하지안이 아니겠나! 순간 하민아는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다. ‘차건우가 쟤를 데리고 할아버지 생신 파티에 왔어?’ 이때 주변의 몇몇 사모님들이 작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여자도 꽤 예쁘고 품위가 있네.” “내가 볼 땐 도련님 여자 친구거나 아내 같아. 그게 아니면 왜 어르신 생신 파티에 데리고 왔겠어?” “그래, 어르신께 인사드리려고 집안 잔치에 데려왔으니 분명 신분이 남다를 거야.” 수군거림이 귀에 들어오자 하민아는 화가 나서 온몸을 떨더니 이를 갈며 욕을 했다. “눈이 멀었어? 눈곱이 너무 많아서 안 보여? 저렇게 못생긴 여자가 어떻게 차건우 여자 친구야? 눈 똑바로 뜨고 봐. 내가 진짜 차건우 약혼녀이자 미래 차씨 가문 사모님이 될 사람이라고!” “그쪽이 약혼녀라면 왜 파트너로 데려오지 않았을까?” “무시해. 정신 나간 여자 같아.” “그래, 왜 미친 여자가 여기 들어왔는지 모르겠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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