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하지안의 눈은 붉게 충혈되었고 분노로 온몸이 떨렸다.
“장난감 갖고 놀 듯 사람 놀리는 게 그렇게 뿌듯하고 재밌어요?”
차건우는 이해하지 못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뭐?”
“내 앞에서는 회사에서 모든 참가자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뒤에서는 이미 수상자를 정해놓고 이런 대회를 여는 게 역겹지도 않아요?”
“네 실패에 대한 핑계는 찾지 마. 승부를 인정할 수 없으면 대회에 참가하지 말고. 기회를 줬는데 네가 해내지 못했어. 잊지 마, 네가 어떻게 참가 자격을 얻은 건지.”
차건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애원하길래 한 자리 마련해줬는데 졌다고 이제 와서 그를 비난하고 있었다.
‘역겨운 여자!’
“그땐 내가 눈이 멀어서 당신 같은 사람에게 아부하면서 기회를 얻었네요. 이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절대 부탁하지 않았어요!”
하지안은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 난 핑계 댄 적 없어요. 승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기꺼이 인정하는 사람에게 지는 건 상관없어요.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분풀이 대상이 되고 발판이 되는 것만 아니면! 하민아 기 세워주려고 오늘 회의실에 나타난 거잖아요. 사람들이 그 여자가 당신 사람이라는 걸 다 알고 차마 밉보이지 못해 선택하도록!”
그 말에 차건우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머리에 문제가 있으면 병원에 가. 여기서 미친 짓 하지 말고.”
하지안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미친 건지, 당신이 비열하고 치졸한 걸 인정하지 않는 건지 모르죠. 이건 다 하민아가 직접 말해준 거예요.”
“증거는?”
하지안은 입을 굳게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없어?”
차건우가 차갑게 웃었다.
“멍청하긴.”
“있든 없든 무슨 소용이 있는데요? 어차피 당신 여자인데. 증거를 내놓으면 처벌해 줄 것처럼 얘기하네요.”
하지안이 씁쓸하게 웃었다.
“내가 멍청했어요. 당신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 굳이 당신에게 따졌네요. 허...”
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고는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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