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고민석은 빠르게 움직여 10분 후 하지안의 작품과 강연 자료를 모두 컴퓨터로 전송했다.
차건우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볍게 터치해 동영상을 재생했다.
“제 건축의 영감은 사실 시공간의 개념인 웜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단순히 웜홀의 형태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웜홀과 유사한 공간을 창조해 그 안에서 시공간을 초월하고 현실을 넘어서는 느낌을 전달하려는 것입니다. 전체 건축물은 곡면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형태로 크고 작은 웜홀이 다차원의 시간 터널처럼 보여 전체적으로 매우 흥미롭고 신비로운 공간 경험을 선사합니다.”
“건축물의 형태를 더 이해하기 위해 먼저 웜홀의 도면을 살펴보겠습니다. 간단히 말해 2차원 평면에서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직선입니다. 이 평면을 구부려 3차원 공간으로 만들고 두 점을 연결하는...”
영상 속 하지안은 활기차게 말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차건우는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의 설명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창의적이고 대담하며 웅장한 건축물이 눈앞에 나타나자 차건우는 눈이 번쩍 뜨였다. 동시에 목젖이 움찔하며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쳤다.
하지안이 본인을 과대평가하며 허세를 부리는 줄 알았는데 단순히 디자인을 아는 것만 아니라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디자인한 작품은 차건우의 예상보다 훨씬 뛰어났다.
하지안이 정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민석에게 전화를 건 차건우는 차분히 지시했다.
“설계부에 연락해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해.”
“네.”
전화를 끊은 차건우는 잠이 오지 않아 짜증스럽게 컴퓨터를 열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자정 가까이 되었지만 여자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순식간에 또 반 시간이 지나고 차건우는 차갑게 웃었다.
‘하, 고마운 것도 모르고 집을 나가버리다니, 정말 대단하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문득 휴대폰에 하지안의 번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 차건우는 더욱 짜증이 밀려와 다시 고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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