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사무실 한쪽.
맞은편 텅 빈 자리를 보던 하민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코웃음을 쳤다.
“흥. 감히 무단결근이라니... 살 만큼 살았나 보네. 오늘 당장 잘리게 해주지!”
하민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과장에게 가서 고자질하려 했다.
그러나 장소연이 재빨리 팔을 잡아당기며 웃었다.
“결근이 아니야. 하지안이 공사장에서 벽돌 나르고 있대.”
“벽돌을 나른다고?”
하민아가 눈을 크게 뜨자 장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어제 너 먼저 퇴근했잖아. 과장님 말씀으로는 공사장에 자료 가져다주러 간 하지안이 어떤 큰 인물을 건드린 모양이야. 그래서 지금 공사장에서 벽돌 나르고 있대.”
그 말을 듣자마자 하민아는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잘됐네. 참 꼴도 좋아!”
하민아는 속이 다 시원해졌다.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 장면을 놓칠 수야 있나?’
마침 과장이 옆을 지나가자 하민아는 곧장 말했다.
“과장님, 어제 저보고 공사장 가서 자료 맞추라고 하셨죠? 지금 다녀오겠습니다.”
“하지안이 이미 갔어요. 민아 씨는 안 가도 돼요.”
“아니에요. 하지안은 지금 벽돌 나르고 있다면서요? 그러면 자료는 제대로 맞출 사람이 없잖아요. 제가 가는 게 맞아요.”
말을 끝내자 하민아는 가방을 챙겨 들고는 들뜬 얼굴로 서둘러 뛰어나갔다.
과장은 잠시 얼굴을 찡그렸으나 더는 말리지 않았다.
공사장.
가을이라 해도 한낮의 햇볕은 매섭게 내리꽂혔다.
두세 시간째 벽돌을 나르던 하지안은 뺨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이마는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허리를 굽혀 벽돌을 들어 올리던 순간, 그녀의 눈앞에는 하민아가 나타났다.
하민아는 화려한 옷차림에 완벽한 화장을 했고 한 손에는 양산까지 받쳐 들고 있었고 하지안을 향해 웃으면서 비아냥거렸다.
“아이고... 우리 메인 디자이너님께서 어쩌다 벽돌이나 나르게 됐을까?”
하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하민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난 언니가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하민아의 입가에 떠오른 웃음은 점점 더 짙어졌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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