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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네.” 하지안은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는 운전하는 차건우를 곁눈질했다. 이상하게도 오늘의 차건우는 어제처럼 날카롭지도 않았고 평소보다 훨씬 더 말이 통하는 듯했다. “휴...” 하지안은 몰래 깊게 숨을 고르며 마음을 다잡은 뒤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그게...” 차건우가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 “할 말 있으면 해. 우물쭈물하지 말고.” 하지안은 차건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믿으시겠지만 그래도 말씀드릴게요. 저 정말 다른 남자랑 어울린 적 없어요. 믿든 안 믿든요.” 숨을 고른 뒤 하지안은 다시 이어갔다. “게다가 저는 일에서도 실수한 적 없어요. 그 일은 어렵게 얻어낸 일자리예요. 대표님이라고 해도 저를 무조건 막을 수는 없잖아요. 내일부터는 꼭 출근할 거예요. 안 그러면 분명...” 하지만 하지안이 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차건우가 끊어버렸다. “알았어. 내일부터 회사 나가도 돼.” “네?” 하지안은 순간 얼이 빠졌다. ‘이렇게 쉽게 허락하다니? 갑자기 왜 이렇게 순해진 거지?’ 차건우가 눈썹을 올리며 덧붙였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 다른 남자랑 선 넘는 일은 절대 안 돼. 결혼한 이상 다른 남자랑 얽히거나 선을 넘으면 그때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하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일과 관련된 문제가 풀리자 하지안은 그동안 누르던 무거운 짐이 조금은 가벼워진 듯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곧 차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난화 리조트는 규모가 크고 공기마저 신선했다. 가짜 산과 시냇물, 정자와 누각, 대나무 숲과 계절 꽃들이 어우러져 경치가 놀라울 만큼 아름다웠다. 처음 와보는 하지안은 신기한 듯 두리번거렸고 그때 차건우가 물었다. “수영복 챙겼어?” “없는데요.” 하지안은 고개를 저었다. “따라와.” 차건우는 짧게 말하고는 긴 다리를 내디뎠다. 전문 매장 안에는 각양각색의 수영복이 진열돼 있었고 점원이 공손히 다가오면서 말했다. “차 대표님, 제가 도와드릴까요?” 차건우는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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