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하지안은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욕을 했다.
“악독해!”
차건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성과 거리를 둘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하민아에게 사진을 찍힐 일도 없었겠지.”
이 말을 들은 하지안은 기가 막혀 죽을 뻔했다.
‘이게 과연 이성과 거리를 두는 문제란 말인가? 차건우 미친 건가?’
만약 하민아가 목숨을 부지하려고 하지안을 밀치지만 않았다면 하지안도 위험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고 사진도 찍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증거가 없기 때문에 하지안은 굳이 말하지 않았다. 말해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그저 고개를 숙이며 한마디 했다.
“말했잖아요. 삼각대가 떨어져서 그 사람이 날 구하기 위해 그렇게 안은 거라고요.”
조금 전 경쾌하던 목소리와 달리 울적해진 하지안의 목소리를 느낀 차건우는 마음이 이상하리만치 답답해졌다.
그러더니 전에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알아, 그래서 앞으로 조심하라고 그러는 거야.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말고.”
하지안은 화를 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사실 틀린 말이 아닐 뿐더러 일리도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하민아와는 거리를 둬. 다툼이 생기지 않게.”
하지안이 말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만약 하민아가 일부러 괴롭히려고 온다면요?”
하민아는 죽지도 않는 바퀴벌레처럼 자주 나타나서 귀찮게 굴었다.
차건우가 고개를 돌려 하지안을 바라보았다.
“하민아는 네 상대가 못 돼. 너만큼 똑똑하지도 않아.”
하지안은 말문이 막혔다.
‘무슨 뜻이지?’
잠깐 고민하다가 천천히 말했다.
“알아요. 하민아가 지금 건우 씨에게는 중요하겠지만 호적에는 내가 건우 씨 아내예요. 만약 다음에 또 하민아와 충돌이 생기면 나의 설명도 좀 듣고 공평하게 생각해 줄 수 있어요?”
차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할게.”
순간 하지안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눈가에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미소가 스친 차건우였지만 금방 평정을 되찾았다.
잠시 수영장에 머문 두 사람은 스위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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