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갤러리 안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향수 냄새와 웃음소리가 뒤섞여 흘렀다.
조민아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젊은 작가로서, 자신의 그림 앞에 서서 축하 인사와 인터뷰를 받고 있었다.
조민아는 주눅 들지 않았다. 말투도 태도도 매끄러웠고, 한마디 한마디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묻어났다.
서윤성은 인파 바깥쪽에 서서, 시선을 단 한 번도 떼지 못했다.
조민아의 움직임 하나, 표정 하나를 탐하듯 따라가며 아까부터 넋을 놓고 있었다.
그때였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금발의 젊은 남자가 와인 잔을 들고 조민아에게 다가갔다. 푸른 눈동자가 반짝였고, 유창한 외국어로 조민아에게 말을 걸었다.
눈빛에는 조민아를 향한 호감과 동경, 그리고 숨기지도 않는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
그 남자는 어느 나라 외교관의 아들인 듯했다. 집안도 빵빵해 보였고, 외모도 훤칠했다.
무엇보다 조민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볼 때만 나오는, 뜨겁고 노골적인 시선이었다.
서윤성의 머리끝으로 뜨거운 질투가 치솟았다.
그 불길이 순식간에 이성과 절제를 태워 버렸다.
서윤성은 그 남자의 시선을 더는 견딜 수 없었고, 조민아가 그에게 웃어 보이는 것도 견딜 수 없었다.
서윤성은 사람들 사이를 거칠게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조민아와 남자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서윤성이 조민아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손끝에 닿은 살결은 따뜻하고 매끄러웠다.
그 촉감 하나로 서윤성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잃어버렸다가 다시 손에 쥔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윤성의 목소리는 심하게 쉬어 있었다.
명령하듯 거칠었는데 그 안에 아주 희미하게 애원이 섞여 있었다.
“민아야, 나랑 가자.”
조민아는 미처 반응할 틈도 없었다. 손목이 아플 정도로 꽉 잡혀서 얼굴이 굳었다.
조민아가 고개를 돌렸다가, 자신을 잡은 사람이 서윤성이라는 걸 알아보는 순간, 눈동자에 극도의 충격이 번쩍 스쳤다.
하지만 그 충격은 곧바로 차갑고 노골적인 혐오로 굳어졌다.
조민아는 힘껏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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