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진수빈은 멍해 있는 문가영을 보면서 약간 짜증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전화를 받으면서 기뻐하던 사람이 진수빈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리니까 말이다.
진수빈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창문을 내리고 얘기했다.
“타.”
진수빈은 셔츠만 입은 채 소매를 걷고 한쪽 팔을 핸들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문가영은 그런 진수빈을 보면서 여민지가 진수빈의 외투를 걸치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진수빈은 가만히 있는 문가영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고 차가운 말투로 얘기했다.
“점심에 실버 포레스트로 가야 하니까 얼른 타.”
실버 포레스트는 진씨 가문 저택이 있는 곳이다. 진경수는 아까 퇴근하는 진수빈에게 연락해 문가영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조수석 문을 열려던 문가영은 망설이다가 뒤로 걸어갔다.
조수석은 항상 여민지의 차지였다.
여민지를 싫어해서 조수석에 앉기 싫은 건 아니지만 그저 마음에 걸려서 어쩔 수 없었다.
마치 여민지의 대타라도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진수빈이 먼저 얘기했다.
“내가 네 기사라고 생각하는 거야?”
문가영이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
“멀미할까 봐 그래요. 뒤에 앉아서 쉬고 싶어요.”
진수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뒷좌석의 문을 잠갔다. 문가영은 결국 어쩔 수 없이 조수석에 앉았다.
차에 타면서 문가영은 조심스레 발밑을 확인했다. 진수빈은 그런 문가영을 보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뭘 보는 거야?”
문가영이 흠칫하더니 얘기했다.
“여민지 씨가 뭘 떨어뜨렸을까 봐 보는 거예요.”
문가영은 그렇게 얘기하고 나서 스스로 놀라서 멍해졌다.
진수빈은 문가영을 흘깃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수빈은 항상 그런 식이었다. 주변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상관하지 않는 그런 사람 말이다.
하지만 문가영은 마음에 걸려서 고개를 숙이고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
“미안해요.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진수빈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가영은 고개를 돌리고 밖만 쳐다보았다.
...
임슬기는 진수빈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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