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화

진수빈의 주량은 정말 좋지 않았다. 그는 잠에 들 때도 문가영을 꼭 안고 잠에 들었다. 뜨거운 숨결이 문가영의 얼굴에 닿았다. 문가영은 그런 진수빈의 얼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떨렸다. 진수빈의 얼굴은 정말 흠잡을 곳이 없었다. 문가영은 진수빈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어린 진수빈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 문가영의 앞에 나타났다. 문가영은 어릴 때부터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서 또래보다 야위고 작았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을 받았다. 진수빈을 만난 날, 문가영은 괴롭히는 아이들을 피해 고아원 밖의 골목길에 앉아 있었다. 머리카락은 난장판이었고 책가방도 해져서 끈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얼굴에는 손톱으로 할퀸 자국이 길게 나 있었다. 하지만 문가영은 맞서 싸울 힘이 없었다. 가뜩이나 연약한 문가영은 그저 가방을 지키기 위해서 가방을 안고 바닥에 웅크리고 있었다. 이런 일은 거의 매주 일어났다. 문가영의 괴롭히는 아이들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는데 매주 금요일이면 골목에서 고아원의 아이들을 잡아 괴롭히곤 했다. 문가영은 그들이 가장 많이 괴롭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진수빈이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그 아이들은 진수빈을 무서워했다. 나중에 진수빈은 그 골목에서 문가영을 지켜주는 경호원이 되었다. 진수빈은 항상 같은 시간에 그 골목에 나타나 문가영과 함께 걸어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두 사람은 항상 같이 그 길을 걸어갔다. 문가영은 그 생각에 빠져있다가 저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 진수빈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진수빈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꿈에서 나온 장면들이 진수빈을 자꾸만 괴롭혔다. 깊은 잠이 든 여자. 붉게 물든 바닥. 그 장면이 진수빈의 머릿속을 자꾸만 어지럽혔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그 여자가 엉엉 우는 모습이 떠올랐다. 진수빈은 이런 꿈을 꾼 게 너무 오랜만이었다. 당장 뭐라도 해서 이 악몽의 충격을 잊고 싶었다. 움직이려는 순간 진수빈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문가영이 진수빈의 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