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가희 씨가... 수빈 씨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요.” 문가영은 고민하다가 겨우 얘기했다. 임슬기와 함영희가 얘기한 것처럼, 진수빈의 여자 친구로서 문가영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었다. 게다가 이가희는 진수빈을 먹잇감처럼 쳐다보고 있었기에 문가영은 마음이 불편했다. 문가영은 진수빈이 어떤 대답을 할지 걱정했다. 진수빈은 덤덤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네 마음대로 해.” 문가영은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가희도 그 말을 듣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가영을 보면서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약혼녀님은 진 선생님과 함께 나오는 게 처음이죠?” 문가영은 그 어색한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 문가영이라고 해요. 편하게 불러주세요.” “네, 가영 님.” 이가희는 눈썹을 까딱거리면서 얘기했다. “내기하실래요?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저를 찾게 될 겁니다.” 문가영은 이가희를 보면서 입술을 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가 되었을 때 문가영은 이가희가 왜 그렇게 자신만만해했는지 알게 되었다. 진수빈이 화를 냈기 때문이다. 진수빈은 옷을 전부 바닥에 던져버리고 차갑게 얘기했다. “누가 내 옷에 손댄 거야.” 문가영은 심해월이 보낸 사진을 체크하고 있다가 진수빈의 목소리를 듣고 얘기했다. “집사가 정리한 거예요.” 진수빈은 굳은 표정으로 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사가 찾아오자 진수빈은 굳은 표정으로 바닥에 쌓인 옷을 보면서 얘기했다. “전부 갖다 버려.” 문가영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요?” 이때 마침 나타난 이가희가 웃으면서 얘기했다. “진 선생님은 옷에 향수 냄새가 배는 걸 싫어해요. 향수 냄새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안 된다고요. 하지만 제니가 진 선생님의 옷에 우드 향 향수를 썼어요. 그러니 진 선생님이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거죠.” 문가영은 그 말을 듣고 옷 쪽으로 걸어갔다. 바닥에 널브러진 옷에서 옅은 향수 냄새가 느껴졌다. 이건 평소에 진수빈한테서 느낄 수 있는 향이 아니었다. 진수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