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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문가영의 질문에 진수빈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밤의 어둠을 닮아 유난히 짙고 검은 동공으로 바라보며 되물었다. “뭐가 다르지?” “당연히 다르죠.” 문가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말했다. “그래서 날 데려다준 거예요, 그 여자를 만나러 온 거예요?” 진수빈이 인터넷 폭력에 시달리는 걸 차가운 눈으로 방관할 때도, 마트에서 귀가 아파 도움을 청했을 때 휴대폰을 꺼버려도, 집으로 돌아와 사과라고 건네는 진수빈의 오만한 말에도 문가영은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문가영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진수빈은 조금의 위로와 양보도 해줄 생각이 없었고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준 것조차 여민지를 보러 오는 길에 도와준 것이었다. 문가영은 진수빈과 멀리 떨어지려는 듯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진수빈은 잠시 멈칫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를 데려다주고 민지를 만나는 것 전부 병원으로 와야 할 이유인데 뭐가 다르다는 거지?” “여민지를 만나러 오는 길에 날 데려다주는 건 원하지 않아요.” 문가영은 목이 메어와 말하기도 버거웠다. 진수빈이 차가운 사람이라는 것도, 그가 어떤 성격인지도 잘 알았지만 문가영은 생각보다 나약한 자신의 모습에 점점 놀라는 중이었다. 그녀도 질투하고 슬퍼하고 속상해하며 이런저런 투정도 부릴 줄 안다. 다만 진수빈이 봐주지 않고 신경써주지 않기에 혼자 조용히 삭힐 뿐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보다 진수빈을 잃는 게 더 두려웠으니까. 적어도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절망이 어렴풋이 드러나는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진수빈이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오늘은 네가 출근할 기분이 아닌 것 같으니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가영이 입을 열었다. “여민지 만나러 간다면서요. 안 가요?” 마지막엔 거의 잠겨서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뱉었다. 오랜 의사 경험으로 문가영의 이상한 낌새를 단번에 알아챈 진수빈이 입을 열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 여민지의 전화였다. 새로 들어온 환자가 복잡한 케이스라 몇 차례 회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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