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화
문가영의 속눈썹이 천천히 들리고 흑백이 분명한 눈동자엔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진수빈에게 물었다.
“내가 그렇게 묻지 말았어야 한다는 건가요?”
“말투를 바꿔야 한다는 소리야.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자극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잖아.”
진수빈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살짝 찌푸린 눈썹만 문가영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문가영은 저도 모르게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중얼거렸다.
“당신은 환자인 그 사람만 보이고 피해자인 내 생각은 안 하네요. 여민지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방금 들었다시피 여민지를 위해서 그랬다잖아요.”
문가영이 자조적인 어투로 말했다.
권동해는 그녀가 여민지에게 못되게 굴까 봐 그런 식으로 저격했다고 한다.
목이 메말라 말 한마디 하는 것조차 온몸의 힘을 쏟아야 했다.
“진수빈 씨, 아직도 여민지가 억울하다고 생각해요?”
진수빈은 문가영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너도 들었잖아. 여민지가 괴롭힘당할까 봐 걱정돼서 그랬다는데 그게 여민지랑 무슨 상관이야? 다른 사람이 여민지의 이름을 대면서 잘못을 저지르면 다 걔가 책임져야 해?”
“그럼 난 뭘 잘못했는데요?”
문가영이 되물었다.
그녀는 진수빈을 바라보다가 다시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휴대전화를 꺼내서 자신의 SNS를 열었다.
진수빈과 문지성이 앞서 인기 급상승 검색어를 내리고 악성 댓글을 삭제하는 등 조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가영의 개인 메시지에는 수시로 모욕과 욕설이 날아들었다.
그녀는 화면을 클릭해 진수빈에게 보여주었다.
“대체 난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모욕을 당해야 해요? 매일 이런 말을 듣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문가영의 목소리는 점점 떨렸고 눈빛은 두려움으로 물들었다.
한밤중에 꿈에서 깨어나면 그 말들이 머릿속을 파고들어 신경을 자극해 더 이상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진수빈의 시선이 그 단어들을 보는 순간 동공이 갑자기 움츠러들며 이내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주위에 무섭도록 살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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