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비록 결혼을 먼저 말하진 않았을지언정 진수빈은 그녀와 처음 약혼했던 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헤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하지만 그는 문가영이든 임슬기든 문소운이든 셋 중 누가 먼저 결혼 얘기를 꺼냈더라도 결국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0분이 흘러도 문가영은 여전히 진수빈의 답을 듣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다시 가라앉았다.
문가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수빈 씨, 당신은 그냥 제 존재에 익숙해진 거 아닐까요? 원래 강박 성향이 있으시잖아요. 갑자기 제 존재가 사라지니까 그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뿐일 수도 있고요.”
“아니야.”
진수빈은 반사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문가영에게 답했다.
“강박증인지 아닌지 내가 더 잘 알아.”
그는 의사였으니 강박증의 정의가 뭔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마침내 입을 열었다.
“문가영, 난 내가 너한테 어떤 감정을 품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 하지만 너랑 한 약혼은 임슬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한 선택이야.”
이건 진수빈 입장에선 꽤 드문 감정 표현이었다.
문가영은 그제야 이 약혼이 누군가의 강요가 아니라 그의 자발적인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순간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문소운은 문지성과 여민지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차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문소운은 조수석에 앉은 문지성을 쳐다보며 불만스럽게 입을 열었다.
“요즘 너 왜 그렇게 문가영이랑 붙어 다니는 거야?”
저녁에 술을 꽤 많이 마신 문지성은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속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그는 콧잔등을 매만지며 피곤한 듯한 말투로 대꾸했다.
“지금은 제 직원이잖아요. 집에만 있게 하면서 월급 줄 순 없잖아요?”
문소운은 그의 태도에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낮은 목소리로 그를 꾸짖었다.
“경고하는데 문가영은 언젠가 우리 가문 호적에서 지울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랑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 된다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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