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화
담담한 여민지의 목소리에 딱히 다른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지 않았다.
문소운은 생각에 잠긴 듯 문지성을 바라보다가 이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지 말이 맞다. 네가 너무 많은 일을 대신 처리해 주니까 걔가 고마운 줄도 모르는 거야.”
눈을 가늘게 뜨며 여민지를 돌아보는 문지성의 입꼬리엔 여전히 가벼운 조소가 머물러 있었다.
여민지는 시선을 내리며 그의 눈빛을 피해 입술을 꼭 다물었다.
문지성은 비웃듯 헛웃음을 흘리고는 시선을 거뒀다.
...
한편, 문가영과 진수빈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말이 없었다.
임슬기는 다음 날 문가영에게 먼저 연락해 점심을 먹자며 약속을 잡았고 노블 그룹 아래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임슬기는 문가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신 좀 차린 것 같아서 다행이네.”
문가영은 임슬기가 늘 자신을 걱정해 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모, 그동안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네가 괜찮으면 됐어.”
임슬기는 직접 운전해 문가영을 근처 식당으로 데려갔다.
그녀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요즘 수빈이가 너 출퇴근 시켜준다며?”
문가영은 나지막이 답하곤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꼬았다.
어른이 질문하니 그녀는 왠지 더 긴장됐다.
임슬기는 목소리를 조금 낮춰 다정하게 말했다.
“그래도 눈치는 있네. 요즘 온라인에서 말이 많았잖아. 너 혼자 다니게 했으면 나도 마음 놓기 힘들었을 거야. 네가 괜히 감정 상했다고 집에서 나가버리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뭐니 뭐니 해도 안전이 제일이지.”
그녀는 문가영을 안심시키듯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수빈이 성격이 답답한 건 맞지만 그래도 나쁜 애는 아니야. 당분간은 그 집에 머무는 게 좋겠다. 나중에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잖니?”
문가영은 더 이상 이 얘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모, 혹시 하고 싶으신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임슬기는 교사이지만 요즘 회의 일정으로 무척 바빴다.
이렇게 일부러 시간을 낸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임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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