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2화
진수빈이 뒤돌아 방으로 가려는 순간, 여민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나 아버지랑 홍태현 씨 비밀 알고 있어. 들어볼래?”
진수빈이 잠깐 멈칫하자 여민지는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내가 말했었잖아. 너랑 난 그냥 서로 필요한 사이일 뿐이라고.”
밖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사라지자 유정원은 얼굴을 찌푸리더니 문 위쪽에서 귀를 떼며 말했다.
“누나, 진 선생님이 그 여자를 자기 방에 들였어요.”
문가영은 멈칫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유정원은 혀를 차며 말했다.
“역시 쓰레기였네요. 저런 사람이 내 매형이 되는 건 절대 용납 못 해요.”
그 말에 문가영이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이 매형이 될 일은 없으니까 걱정 마요.”
진수빈과 파혼할 생각이 언제부터 문가영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는지 그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갑자기 떠오른 생각은 분명 아니었다.
둘 사이에는 이미 넘을 수 없는 깊은 벽이 놓여 있었다.
문가영은 수없이 진수빈에게 다가가려 애썼지만 진수빈은 항상 그녀를 밀어냈다.
그렇게 진수빈은 마음을 닫아 놓고서는 오히려 지금 와서 문가영에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모든 걸 탓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제는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
진수빈을 내려놓으니까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
노블 30주년 기념행사는 예전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준비된 이벤트는 꽤 많았다.
밤에 진행된 경품 추첨에서 문가영은 운 좋게 3등에 당첨돼 값비싼 전자제품을 받았다.
문지성이 상품을 건네며 웃었다.
“운이 좋네.”
유정원이 다가와 물건을 살펴보더니 문지성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센스 있으시네요. 최신 모델 같은데요?”
문가영은 아예 상품을 유정원에게 덥석 건네버렸다.
어차피 자신은 이런 거 잘 쓰지도 않으니까.
문지성도 별말 없이 웃었다.
상품을 받은 유정원은 신이 났는지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행사는 즐겁게 마무리됐다.
사람들이 흩어질 무렵, 유정원은 진수빈이 틈을 타 문가영에게 시비를 걸 거라는 생각에 끝까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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