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7화
그렇기에 그녀는 반드시 정의를 구현해야만 했다.
...
다음 날 아침 8시, 문가영의 기자회견이 예정대로 시작됐다.
그녀는 사람들 틈 구석에서 문소운과 홍태현을 발견했다.
하지만 회견이 시작된 후, 문가영이 얘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 기자가 불쑥 끼어들었다.
“문가영 씨, 어린 시절부터 보살펴준 보육원 조 원장님이 어젯밤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요. 그런데 왜 조 원장님의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지금 여기서 기자회견을 하는 거죠? 혹시 입양해 준 문씨 가문과 빨리 손절하고 더 부유한 유씨 가문으로 가려고 그러는 건가요?”
첫 질문이 나오자 분위기가 삽시에 달아올랐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다른 기자들이 줄줄이 손을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문은 문가영과 문씨 가문, 그리고 유씨 가문의 관계를 파고드는 내용뿐이었다.
유씨 가문이 더 부자라서 문씨 가문과 서둘러 연을 끊으려는 말이 그녀의 입에서 직접 나오길 유도하는 수작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자리에 있는 기자들 중 상당수가 홍태현과 문소운 쪽 사람이라는 게 너무나도 분명해졌다.
문가영은 홀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누구도 곁에 두지 않았다.
몇 시간 전, 그녀의 결정을 듣고서 유정원은 당연하다는 듯 함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이 모든 건 처음부터 그녀 때문에 시작된 일이었으니 끝까지 혼자 마무리하고 싶었다.
마이크를 집어 든 문가영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단하게 힘이 실려 있었다.
“맞아요. 이번 기자회견은 문씨 가문과의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유씨 가문 때문은 아닙니다. 전혀 다른 이유가 있죠.”
그녀는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
“사실 이 일은 훨씬 전에 세상에 알려져야 했어요. 하지만 저와 제 친구는 힘이 약했죠. 게다가 노블 재단과 운정 그룹이 끊임없이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그녀는 한발 물러서고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래서 제 비겁함 때문에 지금까지 속아왔던 분들께 먼저 사과드립니다.”
문가영은 모든 이들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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