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1화
임슬기가 손서희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에 초대한 건 이틀 뒤였다.
손서희가 곧 돌아갈 걸 알고 일부러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손서희는 거절하지 않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가영이 걱정되기도 했다.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정원이랑 같이 집에 있으면 되니까.”
유정원은 오히려 흔쾌히 답했다.
“좋은데요? 어차피 저도 거기 가기 싫었어요.”
하지만 문가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이모가 저를 엄청 잘 챙겨줬었거든요. 떠나기 전에 인사라도 해야죠.”
손서희는 문가영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 깊은 어두움을 보더니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문가영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창가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하루 종일 말을 아예 하지 않는 날도 있었다. 몸도 점점 야위어 가고 있었다.
조 원장님의 죽음은 그녀에게 큰 충격이었기에 아직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진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임슬기 한 사람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임슬기는 문가영을 보더니 가슴이 아파 어쩔 줄 몰라 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말랐어. 얼굴도 많이 야윈 것 같아.”
문가영은 힘없이 대답했다.
“요즘 잠을 제대로 못 자서요.”
마지막으로 푹 잠든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도 않았다.
잠이 오지 않을 때면 괜히 인스타그램을 열어 자신을 욕하는 글들을 찾아 읽었다.
진예은은 그런 문가영의 모습을 보더니 그녀에게 너무 원칙에 매여 스스로 힘들게 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었다.
임슬기는 문가영이 기운 없이 앉아 있는 걸 보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가영아, 나가서 좀 걸을래? 요즘 꽃이 참 예쁘더라. 네가 좋아하는 국도 끓여놨어. 산책 가서 돌아오면 바로 먹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문가영은 유정원과 함께 정원으로 산책 나갔다.
하지만 걷는 건 잠깐뿐, 이내 꽃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유정원은 그런 그녀를 옆에서 가만히 지켜봤다.
주변은 고요했지만 이상하게도 문가영에게는 시끄럽게만 느껴졌다.
왠지 모를 답답함이 밀려왔다.
그러다 그녀는 문득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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