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0화
문가영이 말을 마치는 순간 진수빈은 또다시 그녀의 뒤통수를 잡았다.
그는 가까이 다가오면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문가영, 아까 했던 말 취소해.”
‘나를 이제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진수빈은 문가영의 입을 쳐다보며 속으로 화가 났다.
‘어떻게 함부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입맞춤했을 때, 진수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참을 수 없어 문가영의 입술을 세게 깨물며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받아들일 수 없어.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 문가영, 어떻게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어?”
문가영은 아프기만 했다.
턱도, 입술도, 진수빈한테 눌린 손까지도 아팠다.
그래서 그녀도 마음을 굳게 먹고 똑같이 진수빈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피비린내가 순식간에 입안 가득 퍼졌고, 둘은 마치 필사적으로 싸우는 짐승과도 같았다.
결국 문가영이 먼저 몸부림쳐서 빠져나왔고, 진수빈의 눈빛에는 여전히 살기가 가득했다.
그는 문가영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집착과 소유욕을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문가영, 날 떠나지 마.”
쨕.
문가영은 그대로 진수빈의 뺨을 때렸다.
온 힘을 다해 때린 그녀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수빈 씨, 제발 이러지 마요.”
문가영은 곧장 차에서 내려 비틀거리며 행인들 무리 속으로 달려갔다.
진수빈이 다시 정신 차렸을 때, 그녀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차 안은 매우 조용했다. 진수빈은 아까 자세를 한참 동안 유지하다가 문가영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한참 후, 그는 핸들을 꽉 쥐었다.
마음속 불안한 감정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온통 문가영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뿐이었다.
마치 무언가가 몸속에서 뽑혀 나간 것 같았다.
진수빈은 손에 힘을 풀더니 이내 앞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가영이 말한 것처럼 그는 확실히 똑똑했고, 문가영이 뭘 원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걸 줬는데도 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몰랐다.
...
문가영은 진수빈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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