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1화
문가영은 그날 밤 내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 왜 그렇게 졸린 기분이 들었는지 그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분명 한숨도 못 자고 뒤척였어야 했는데 말이다.
머릿속은 계속해서 흐릿하고 무겁기만 했다.
비몽사몽간에 그녀는 오래전 일들을 주마등처럼 본 듯했다.
온갖 기억들이 뒤섞이면서 그녀가 주연인 영화 한 편이 눈앞에서 펼쳐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남아 있는 건 고스란히 피로뿐이었다.
무심결에 이마에 손을 얹었는데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고열이었다.
그때, 곁에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스팸 문자 알림이었다.
문가영은 습관처럼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가 진수빈이 밤새 열 통이 넘는 전화를 걸어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는 사진 한 장이 도착해 있었다.
사진 속에는 또리가 있었다.
또리는 아직도 진수빈의 집에 있었다.
사진이 말해주는 뜻은 분명했다. 설령 문가영이 떠나려 해도, 또리를 같이 데려가야 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의 문가영은 진수빈과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망설이다가 그녀는 결국 함영희에게 전화를 걸어 진수빈 집에 가서 또리를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함영희는 아무 말도 묻지 않았다. 다만 다시 걸려 온 전화에서는 조금 난처한 기색이 묻어났다.
“가영아, 진수빈이 그러는데... 네가 직접 가지 않으면 또리를 내줄 수 없다고 하네.”
문가영의 손이 휴대폰을 움켜쥔 채 굳어버렸다. 숨이 턱 막히듯 가빠졌다.
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 수고했어, 영희야.”
함영희는 그녀의 기운 없는 말투에서 이내 이상함을 느꼈다. 장연수 일로 사이가 다소 소원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여전히 친구였다.
그래서 차마 묻지 않고는 못 배겼다.
“가영아, 너 진수빈이랑 무슨 일 있었지? 나도 아까 가 보니까 그 사람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더라.”
어젯밤 자리에 함영희는 함께하지 않았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문가영 역시 이 일을 다른 사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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