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7화
아마 약기운 때문이었을까. 문가영은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세 잠이 쏟아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작은 강아지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깬 순간이었다.
문가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침대 옆에서 꼬리를 흔들며 기다리고 있는 또리를 발견했다.
곧 유정원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누나, 깼어요?”
“응.”
문가영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자 유정원이 들어와 따뜻한 물 한 컵을 내밀었다.
목이 바싹 말라 있던 문가영은 물을 단숨에 비워내고서야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녀는 침대 옆 또리를 흘깃 보더니 쉰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그 사람 만나고 온 거야?”
굳이 이름을 말할 필요도 없었다.
유정원도 숨기려는 생각 없었던지라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말했잖아요. 가족이 억울한 일 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 없다고요.”
문가영은 그 말에 흠칫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유정원은 그녀의 걱정을 눈치채고는 먼저 설명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냥 누나 물건 돌려주라고만 했을 뿐이에요.”
물론,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유정원은 굳이 문가영에게 털어놓을 리 없었다.
문가영은 고개를 숙였다.
“그게 아니라... 네가 혹시 무슨 안 좋은 말이라도 들은 건 아닌가 해서.”
그녀는 진수빈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날 선 말 때문에 진수빈은 분명 분노가 끓어올랐을 것이다.
그래서 혹여 그 화가 유정원에게 향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유정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 자식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화를 내요? 내가 가만둔 것만으로도 다행인 줄 알아야죠.”
유정원이 못마땅한 듯 말을 툭 내뱉었다.
원래부터 진수빈을 좋아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문가영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몸이 불편한 문가영에게 굳이 불편한 이야기를 이어갈 생각은 없었다.
그는 화제를 돌리면서 물었다.
“누나, 이번엔 나랑 같이 A국으로 돌아가 줄 수 있어요?”
그의 간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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