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7화
문가영은 말을 끝내자마자 진수빈과 거리를 두었다.
천막 밖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진수빈이 방금 그녀를 품에 안았던 모습을 목격했다.
문가영은 더는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다.
진수빈은 그녀의 지친 얼굴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방금은 수고했어.”
“수빈 씨도요.”
문가영이 짧게 답하고는 시선을 그의 손 쪽으로 내렸다.
“그런데 손은 괜찮아요?”
진수빈은 손에 힘이 없어 메스조차 제대로 잡기 힘든 상태였다. 원래라면 수술대에 서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그런데 조금 전 천막 안에서, 문가영은 그가 직접 메스를 잡는 모습을 목격했다. 놀랍게도 손놀림은 정확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담담히 말했다.
“몇 분 정도는 괜찮아. 오래가면 손을 컨트롤할 수 없지만 말이야.”
마치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진수빈은 담담히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문가영은 알 수 없었다.
메스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에 진수빈이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를.
지금은 이미 모든 걸 내려놓은 듯, 그의 눈빛은 담담했다.
문가영은 다른 곳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날이 밝자 다른 이들과 함께 산을 내릴 준비를 했다.
다른 부상자들은 어제 이미 구조 인력이 와서 데려갔었다.
밤새 내린 비로 길은 진흙투성이가 되어 한 발 한 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문가영은 낯선 산길이 처음이었다. 몇 번이나 발을 헛디뎌 미끄러질 뻔했지만 다행히 곁에서 누군가가 붙잡아주었다.
옆이 바로 낭떠러지라 문가영은 겁이 더 날 수밖에 없었다.
진수빈이 어느덧 옆으로 다가왔다.
그는 문가영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내 손을 잡아.”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수빈이 말을 이어갔다.
“산길이 얼마나 위험한데. 이렇게 가다간 사고가 날 수도 있어. 그때 가서 괜히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내 손을 잡아.”
문가영은 절대 모두의 짐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 망설인 끝에 그녀는 진수빈의 손을 잡았다.
누군가가 옆에서 붙들어주고 있으니 긴장이 조금 풀렸다.
다만 진수빈과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게 어색하게 느껴져 본능적으로 거리를 두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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