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4화
윤성희가 직접 전해 준 이야기였다.
홍성은 상황이 매우 심각해 이미 여러 구조 단체가 투입된 상태였다.
그들이 속한 공익 단체에서도 인력을 보내기로 했다.
문가영은 망설임 없이 바로 말했다.
“성희 언니, 저도 갈래요.”
하지만 윤성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가영 씨 상태로 지금 홍성으로 가는 건 무리예요.”
문가영은 여전히 보청기를 착용한 채였다.
사실 그들이 연수포에 처음 온 것도 단순한 의료 봉사 때문이었지, 지진을 마주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만약 지진이 날 것을 알았다면 윤성희는 애초에 문가영을 팀에 합류시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다시 홍성으로 들어가자고 하니 윤성희는 물론이고, 손서희 역시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게 뻔했다.
문가영은 구호 작업에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험이 부족한 그녀를 위험한 현장에 투입할 수는 없었다.
문가영도 윤성희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구호 작업은 개인의 의지보다 조직의 지시에 맞춰 움직이는 게 최선이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홍성의 피해가 다시 악화될 줄은.
폭우가 연수포까지 내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구조대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무거워졌다.
이번에 김우정도 현장에 따라가지 않고 연수포에 남았다.
그녀는 문가영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방 선생님 쪽에서 이틀째 아무 소식이 없어요.”
그 말에 문가영은 흠칫했다. 곧이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 일 없을 거예요.”
김우정에게 한 말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한 말인지, 문가영 자신도 헷갈렸다.
김우정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홍성은 산자락에 있잖아요. 게다가 겨울에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나다니, 이런 날씨 자체가 이상하지 않아요? 곧 설인데 왜 하필 지금...”
김우정이 끝까지 말을 잇진 않았지만 그녀의 걱정이 충분히 느껴졌다.
문가영은 고개를 들어 홍성 쪽을 바라봤다. 눈빛 속에는 불안이 비쳤다.
홍성과 연수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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