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0화
진수빈도 함께했다. 그는 원래 집도의였기에 붕대 감는 솜씨가 문가영보다 더 깔끔하고 능숙했다.
한 소녀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언니, 어떻게 하면 의사가 될 수 있는 거예요?”
문가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의사가 되고 싶어?”
“네.”
소녀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아픈 사람들을 낫게 해주는 거,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옆에 있던 아이들도 금세 재잘거리며 말했다.
“저도 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니는 이제 제 롤모델이예요. 저희 엄마도 언니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문가영은 이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하고부터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녀는 별다른 반응 없이 녀석들을 격려했다.
“공부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진수빈은 옆에서 문가영이 아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의료 현장에서 그가 찬밥신세가 되는 일은 드문 현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감정 없이 문가영의 모든 행동을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재해 지역의 문가영은 전북 병원의 문가영, 그리고 노블 그룹의 문가영과는 달랐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엄격함과 온화함은 그녀를 빛나게 했다.
그래서 아이들의 롤모델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진수빈은 고개를 숙인 채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멀리 가지 않고 텐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문가영도 잠시 후 텐트 밖으로 나왔다.
“가영아.”
문가영이 무의식적으로 반응했다.
“왜 아직 가지 않았어요?”
“넌 여기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진수빈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내 말은 정말 자원봉사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고.”
문가영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안 좋아해요.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문가영은 인내심이 이미 바닥난 상태라 말하는 것조차 지친 느낌이었다.
“그런 뜻이 아니란 걸 너도 알잖아.”
진수빈은 문가영이 지금 자신한테 악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분명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수빈은 고개를 숙이더니 어딘가 쓸쓸한 표정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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