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9화
진예은은 허리를 곧게 펴고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내뱉으며 진수빈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진수빈은 동공이 확장되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진예은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돌려서 말하지 않을게요. 어렸을 때 진씨 가문으로 돌아왔을 때 한 번 납치당한 적 있죠?”
진수빈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진경수와 임슬기는 진수빈이 어렸을 때 납치된 일이 알려지면 더 많은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킬까 봐 비밀로 간직했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진수빈은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거예요? 제대로 말해요.”
“그때 왜 탈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만약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니라면 문사라 씨가 과연 구조대원을 불러올 수 있었을까요? 가영이가 그 사람들을 막아준 거예요. 진 선생님이랑 사라 씨가 죄책감을 느낄까 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던 거고요.”
진예은도 원래 모르는 사실이었는데 한번은 문가영이 술에 취했을 때 우연히 듣게 된 거였다.
그래서 그녀와 장연수는 문가영과 진수빈의 관계를 계속 반대해왔었다.
한쪽이 너무 비참해지면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진예은이 말했다.
“할 말 다 했어요. 그냥 가영이가 이렇게 억울하게 살아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했던 말이었어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적어도 진 선생님의 생명의 은인이잖아요. 가영이가 아니었으면 진 선생님은 지금처럼 살아있지도 못했을 거예요. 진 선생님이 가영이한테 무슨 짓을 할 때마다 가영이가 진 선생님을 구하려다 귀를 다쳤다는 걸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진예은은 말을 끝내자마자 이곳을 떠나려다 다시 멈춰서서 말했다.
“못 믿겠으면 확인해보시든가요. 가영이는 진 선생님한테 빚진 거 없어요. 오히려 진 선생님이 가영이한테 빗진 거죠.”
진수빈은 제자리에 얼마나 서 있었는지 몰랐다. 다시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하늘이 어두워져 있었다.
‘가영이가 듣지 못하는 게 나 때문이라고?’
진수빈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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