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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불쌍한 우리 가영이… 대체 언제쯤 정신 차릴 수 있을까? 아무튼 난 진수빈은 싫다.] ‘별…’ 진수빈이 순간 무언가를 떠올린 듯 입술을 꾹 깨물었다. 심리적인 문제로 집에서 요양하던 때였다. 문가영은 진수빈의 친구들과 함께 저택으로 찾아왔고 그때 병에 가득 담긴 별들을 그에게 건넸었다. 모두가 그 모습에 놀랐다. 속으로 유치하다고 비웃기까지 했다. 그래서였을까. 다른 여자아이가 달라고 하자 진수빈은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내주었다. ‘그때 뭐라고 했었지… 자리만 차지하고 쓸모없다고 했었나…’ 진수빈은 문가영의 진심을 그렇게 짓밟았다. 겨우 두 장을 넘겼을 뿐인데 가슴은 이미 난도질당한 것처럼 욱신거렸다. “흐윽…” 숨이 찼다. 문사라가 남긴 일기장에 진수빈의 죄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일기장 전체를 읽는다면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진수빈이 또 가영이 생일을 잊어버렸다. 몇 년째 똑같다. 난 그 자식이 천재라고 불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선물도 매번 가게에서 급히 사 온 것뿐이고… 가영이 너! 나중에 이거 알게 되면 꼭 복수해!!!] [난 진짜 진수빈이 너무 싫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무심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남의 진심을 짓밟은 사람은 언젠가 죗값을 치르게 될 거다. 진수빈도 언젠가는 후회하겠지. 어떻게 가영이 면전에 대고 멍청하다고, 자기한테서 떨어지라고 할 수 있는 건지! 그럼 그동안 가영이가 만들어 바친 케이크 물어내!!! 가영이가 준 선물을 전부 되돌려주라고!!!] [참. 진수빈은 단 한 번도 가영이가 만든 케이크를 먹지 않았다. 가영이가 준비한 선물을 받고 기뻐한 적도 없었다.] [그래도 어쩌겠어. 가영이가 좋아하는걸. 그것도 이렇게 오래도록.] [그러니 오늘은 그냥 우리 가영이의 열여덟 살 생일을 축하해 줄 수밖에.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 내 동생! 네가 원하는 대로 평생 진수빈과 행복하길!] [… 사실, 진수빈이 아니어도 좋아.]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은 진수빈은 차마 문가영의 얼굴을 볼 염치가 없었다. 그는 당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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