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8화
문가영이 아는 진수빈은 언제나 냉정하고 흔들림 없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존재였다.
하물며 농구 같은 일에 열을 올릴 사람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문가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를 두고 내기를 했다고? 내게 허락은 구했어?”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유정원이 문가영을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누나! 난 절대 안 지니까.”
그 순간, 진수빈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이상하리만큼 부드러웠다.
남자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낮게 말했다.
“나도 안 질 거야.”
“허세는.”
유정원이 코웃음 치며 공을 튕겼다.
진수빈이 고개를 기울이며 여유롭게 웃었다.
“자신만만한가 봐요? 그럼 마지막 판은 우리 둘이 하죠? 누가 먼저 넣나 보자고요.”
“1대1?”
혀를 찬 유정원이 농구공을 진수빈의 가슴께로 날려 보냈다.
“좋아요! 쫄지나 마시죠.”
두 사람의 호승심이 농구장 전체를 뜨겁게 달궜다.
코트 밖으로 물러난 방우지와 이희성이 문가영 옆으로 다가왔다.
“역시 진 선생님. 농구 치는 거 몇 년 만에 보는 것 같은데 아직도 폼이 살아있네.”
“그때 실력으로 발렸던 거 벌써 잊었어요?”
방우지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에 문가영이 물었다.
“수빈 씨 원래 농구했었어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방우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몰랐어요? 진 선생님 예전에 교내 농구부였어요. 1년 정도 뛰었는데 혹시라도 손 다칠까 봐 곧 그만뒀죠. 가영 씨 전학 오기 전 일이라 모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그때, 관중석이 술렁였다.
고개를 드니 진수빈이 유정원에게서 공을 빼앗아 드리블하며 골대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겨울밤, 옅은 안개가 피어오르는 코트와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
오늘따라 진수빈의 얼굴이 낯설게 빛나 보였다.
농구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었지만, 지금 그가 유정원을 몰아붙이고 있다는 것만은 알 것 같았다.
문가영은 무심코 남자의 등에 감긴 붕대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진수빈이 하늘로 뛰어올랐다.
유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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