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명령같이 들리는 간결한 말투에 문가영은 진수빈이 먹고 싶은 것이 야식이 아니라 그녀인 것 같은 착각마저 했다.
문가영이 야식을 진수빈 앞으로 내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밋밋한 맛이라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약혼 이후, 진수빈과 집에서 밥을 먹은 적이 거의 없었고 대부분 병원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거나 외식을 했다.
집에서 먹더라도 각자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10대 시절 진수빈이 이런 음식을 좋아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자기 앞으로 야식을 갖다 놓은 진수빈은 아무 말 없이 숟가락으로 먹기 시작했다.
문가영은 휴대폰을 든 채 진수빈이 먹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진수빈이 옆에 앉아 그녀가 만든 음식을 먹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때 진수빈이 한마디 물었다.
“사진은 언제 찍은 거야?”
문가영은 그제야 진수빈이 그녀의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본 것을 깨달았다.
사진 속의 흰 셔츠를 입은 소녀는 긴 머리를 가슴 앞으로 늘어뜨려 아주 순진해 보였다.
널찍한 셔츠였지만 아름다운 몸매를 전혀 숨길 수 없었다.
휴대폰 화면을 끈 문가영은 얼굴이 붉어졌다.
“전에 아르바이트로 찍은 거예요. 예은이 친구가 작가인데 모델이 필요하다고 해서.”
잠시 멈칫한 진수빈은 의아한 눈빛으로 문가영을 바라보았다.
“아르바이트? 일도 바쁜데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어?”
병원 일만으로도 벅찼기에 진수빈은 문가영이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문가영이 대답했다.
“주말 휴가 때만 가요. 근무 시간에 지장 안 줘요.”
본인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진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가영은 진수빈이 그릇을 깨끗이 비운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접시를 정리해 부엌으로 갔다. 다시 나왔을 때까지도 여전히 원래 자리에 앉아 있는 진수빈을 본 문가영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진수빈이 갑작스럽게 질문했다.
“거기... 불편한 데 없어?”
순간 심장이 멎을 듯한 느낌에 문가영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문가영이 우물쭈물하며 중얼거렸다.
“없,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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