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돌아가 상처를 처리한 문가영은 몇 명의 환자들에게 수액을 연결한 후에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습관적으로 손을 들어 보청기를 만져본 문가영은 사용 시간이 너무 길어진 탓인지 최근 보청기가 가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심해월에게 가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기에 돈을 더 빨리 모을 수 있었다.
점심시간, 몇몇 의사들이 특정 환자의 상태를 논의하기 위해 따로 테이블을 잡았다.
문가영과 함영희가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누군가 튜브형 연고를 건넸다. 고개를 들자 진수빈이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경미한 화상은 연고만 발라도 돼.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문가영은 편의를 위해 화상 부위에 연고를 바른 후, 파스까지 붙여놓았었다.
그런데 진수빈이 연고를 가져다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고개를 돌려 반짝이는 눈으로 진수빈을 바라보는 문가영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고마워요.”
진수빈이 바로 돌아서자 방우지가 그 뒤를 따라다니며 작은 목소리로 놀렸다.
“진 선생님, 요즘 정신 좀 차렸네요?”
진수빈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감염되면 골치 아파지니까요. 병동 환자들에게 혹시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되잖아요.”
문가영은 진수빈의 말을 그대로 다 들었지만 전혀 화내지 않았다.
진수빈이 겉보기처럼 냉담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가영이 연고를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에 함영희도 따라 웃었다.
“정말 부럽다. 진 선생님과 진짜로 아무 일 없었다고? 예전엔 진 선생님이 저렇게 배려심이 넘치진 않았는데.”
오후, 문가영이 다시 4번 병상 할아버지를 찾아갔을 때 낮잠 잘 준비를 하던 할아버지는 문가영을 보고 오라며 손짓했다.
주름진 얼굴에 미소는 없었지만 최대한 친절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이름은 엄현이었다. 엄현은 베개 밑에서 박하사탕 한 봉지를 꺼내 문가영에게 건넸다.
“받아, 평일 일 하느라 고생 많지. 사탕 좀 먹어.”
문가영은 급히 사양했다.
“안 돼요, 할아버지. 받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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