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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백정연은 예쁘고 이태호와 잘 지내기도 하고 호감도 있지만,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와 한 침대에 눕기도 민망했다. 백정연은 붉은 입술을 깨물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끼며 말했다. “오늘 종일 길을 재촉했는데 피곤하지 않아요? 내일 또 서둘러야 하니 우리 그냥 대충 자죠?” 말을 마친 백정연은 이태호가 오해할까 걱정하며 한마디 보탰다. “내 말은 그냥 한 침대에 누워 자자는 거예요. 나 건드리지는 말아요.” 이태호는 쑥스러운 듯 대답했다. “이, 이건 좀 아니지 않아? 우리 외간 남녀가 한 침대에 누워 있다가 나중에 소문이라도 돌면 내가 너의 결백을 망치는 거 아니야?” 백정연은 어이없었다. 여자가 이렇게 주동적으로 나섰는데 이 녀석이 아직도 사양하고 있으니 자존심마저 상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태호를 흘겨보고 화가 나서 말했다. “여자인 나도 개의치 않는데, 오빠 같은 남자가 뭐가 무서워요? 게다가 오빠가 내 결백을 망쳤는지 아닌지는 내가 알고 있으면 돼요. 오빠가 말하지 않으면 누가 알겠어요? 내가 예뻐서 나랑 한 침대에 눕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태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의 생각은 왜 항상 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단지 상대방에게 잘해주지 못할까 봐 걱정했을 뿐인데 이렇게 화를 내다니. 그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야. 너 예쁘긴 하지만...” “나도 신경 안 쓰는데 오빠가 왜 신경 써요!” 백정연은 코웃음 치고 나서 아예 신발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안으로 좀 더 누우며 이태호에게 넓은 공간을 내주었다. 이태호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고 상대방이 화를 낼까 봐 옆에 누웠다. 이태호가 자신의 등 뒤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고 몸을 옆으로 기울인 백정연은 가슴이 계속 두근거렸는데 너무 긴장됐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이태호와 같은 침대에 누워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때 그녀는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고 조금 두렵기도 하고, 뭔가 기대되기도 했다. 결국 백정연은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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