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9화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태호의 어지럽던 시야가 서서히 가라앉더니 눈앞에는 황량한 세계가 펼쳐졌다.
그의 신식은 수십 리에 걸쳐 퍼져나갔지만 곧 보이지 않는 공기 벽에 막힌 듯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신식을 통해 주변을 살피던 이태호는 머릿속이 지끈거릴 정도로 복잡하게 얽힌 진법 금제의 기운을 느꼈다.
그는 신식을 거두며 머리를 짚고 중얼거렸다.
“흐읍... 과연 인족 제일 선인이 개척한 비경답군. 이 정도 금제라면 성왕 9급의 수사라도 함부로 뛰어들 수 없겠어.”
이태호는 곧 방향을 정하고 동쪽을 향해 날아올랐다.
비경의 세계는 전반적으로 황량했고 영기는 희박했으나 도운법칙만큼은 외부 세계보다 훨씬 강렬했다.
그는 마치 동천복지에 들어선 듯한 감각에 휩싸여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주변을 감도는 도운법칙을 탐욕스럽게 받아들이며 내천지를 작동시켜 이곳의 진한 도운을 고스란히 몸속으로 빨아들였다.
얼마 날아가지도 않아 그의 신식은 멀리서 터져 나오는 강력한 전투의 여파를 감지했다.
그 여파로 인해 주변 공간은 마치 떨리는 듯 광대한 파문이 퍼져나갔다.
그 장면을 목격한 이태호의 눈빛이 반짝였다. 수십 리의 공간을 흔들 정도라면 싸우는 자는 성왕 5급 이상이 분명했다.
막 성왕 경지에 도달한 수사라 해도 무도의 참뜻을 깨우치고 공간을 응결시킬 수는 있으나 이처럼 깊이 있는 통찰에 이르지는 못한다.
기껏해야 공간을 찢고 균열을 내는 수준이 전부다.
하지만 전투 여파만으로 공간이 진동한다면 그것은 막 성왕에 오른 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는 뜻이었다.
이태호는 즉시 자신의 기운을 감추고 허공잠장법을 발동했다. 몸을 허공 속에 숨긴 채 전투가 벌어지는 방향으로 조용히 날아갔다.
열 번의 호흡을 마친 후,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멀리 하늘을 응시했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금빛이 번뜩였고 예리한 시선은 마치 안개를 헤집듯 허공을 꿰뚫었다.
곧 이태호는 수리 밖 산꼭대기에서 두 그림자가 맹렬히 충돌하는 광경에 눈에 들어왔다. 그 주위에는 칼날이 부딪칠 때마다 섬광이 번쩍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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