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9화
공포에 질린 예진기는 허공을 찢고 다가오는 검광을 피하려 했으나 공간은 마치 쇠처럼 굳어버린 듯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 어떤 움직임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 광경을 목격한 순간, 예진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변의 허공이 이미 봉쇄되었다는 사실을 그가 모를 리 없었다.
혼란 속에서 예진기는 재빨리 황금대창을 앞으로 찔렀고 그 끝에서 뿜어져 나온 창살은 용처럼 유려하게 휘어지며 허공을 가르며 퍼져나갔다.
그러나 아무리 최상급 영보라 해도 호도신병 앞에서는 반딧불에 불과했다. 밝은 달빛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법이었다.
예진기가 내뿜은 창살은 대라신검의 검광에 순식간에 튕겨나갔다.
그 검기는 강렬한 의지를 품고 있었으며 마치 거센 파도를 베듯 황금대창을 정통으로 내려쳤다.
“쩌걱!”
최상급 영보는 잠시나마 버텨내는 듯 보였지만 대라신검의 예리한 위력 앞에 곧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예진기는 아연실색했고 심장이 목까지 차오를 듯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죽음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오자 그는 완전히 중심을 잃고 말았다.
예진기는 돌아서서 멀리 있는 오수혁을 향해 필사적으로 외쳤다.
“오수혁! 구해줘!”
절체절명의 순간.
본모습을 드러낸 오수혁은 속으로 ‘운도 나쁘다’고 중얼거리며 곧장 하늘로 솟구쳤다.
이태호가 드러낸 전투력과 호도신병의 결합을 목격한 오수혁은 설령 네 명이 힘을 합친다 해도 그를 제압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예진기가 먼저 쓰러지면 남은 셋으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을 것이 자명했다.
오수혁은 이번 협력의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결국 예진기를 구하기로 결단했다.
“치익!”
구름처럼 날아든 오수혁은 예진기 곁에 도달하자마자 거대한 발톱을 휘둘렀다.
물과 불의 법칙이 갈가리 찢겨나가며 수백 개의 해일처럼 밀려든 검기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펑!”
귀를 찢는 듯한 폭음이 울려 퍼졌고 충격파는 수 리 밖 궁전까지 붕괴시켰다.
백 척 이내의 공간은 순식간에 허무로 뒤덮였다.
극렬한 충격 속에서 오수혁과 예진기는 피를 흩뿌리며 공중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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