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2화
자음의 내공은 윤고현을 포함한 기타 반선 괴인과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그 역시 태일성지의 성주였다. 허필수와 겨루며 서로가 부상만 남긴 채 결판이 나지 않는 상황에 치닫자, 자음은 그제야 이번 동해비경으로의 행선이 혼원성지가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며칠 동안 치료를 받던 연장생의 얼굴이 자음의 말에 짙은 그늘이 졌고 눈에선 당장이라도 불을 뿜을 것만 같았다. 이태호가 낮은 목소리로 분노를 터뜨렸다.
“혼원성지에서 그렇게 큰 야심을 품고 있는 거라면, 설마 성지대전이라도 벌이겠다는 거요?”
그 모습을 본 윤고현이 곧바로 영단를 꺼내 삼켰다. 혈색이 조금 돌아온 후에야 윤고현이 낮게 말을 뱉었다.
“서문겸과 오세순 모두 적지 않은 부상을 당했어. 짧은 시간 내엔 두 성지에선 전쟁을 치르려고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앞으로 어떨지는 장담하기 어렵겠지.”
“특히 건라이주의 마문마자가 몰락했으니 마침 황천과 유명 두 성지에 전쟁의 빌미를 줬을 거야. 만약 그쪽에서 정말 조신의 땅을 노리는 거라면 창란 세계 전부가 전례 없던 재앙을 겪게 되겠지.”
조신의 땅을 언급하는 윤고현의 눈빛에 짙은 두려움이 드리웠다. 그의 얼굴에선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숙함이었다.
‘조신의 땅?’
윤고현의 말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얼굴을 붉히던 연장생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오장로 진현은 마치 큰 적을 대항하듯 쭈뼛, 신경을 곤두세웠다.
깊은숨을 들이쉰 자음의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토록 조신의 땅을 두려워하는 성황 강자들의 모습에 의아해진 이태호가 물었다.
“스승님, 조신의 땅이 뭐기에 여러 노조께서 이토록 두려워하시는 겁니까?”
의혹으로 가득한 얼굴의 이태호를 보며 한숨을 내쉰 윤고현이 천천히 얘기를 꺼냈다.
“다들 알다시피, 창란 세계에는 13주가 있어. 그중 천남, 서역, 동황, 북해, 중주, 대리, 뇌택, 건주, 나주 이 아홉 개의 주는 각기 다른 번영을 누리고 있지.”
옆에 있던 자음이 말을 보탰다.
“나머지 2개 주로는 만리빙원인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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