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93화
자음이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 보며 이태호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
“그냥 선왕 대원만일 뿐입니다.”
“이게 정말 아직 선왕 경지입니까?”
자음은 눈을 부릅뜨고 침을 꿀꺽 삼켰다.
예전에 이족의 우타 선왕을 마주했을 때보다 지금의 이태호에게서 받은 충격이 더 컸다.
그 자신도 준선왕이었다. 비록 완전한 선왕은 아니어도 삼세신 하나를 건져 올려 일부 선왕의 능력을 지녔다.
그래서 준선왕은 선왕의 존재를 대체로 감지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그 감각이 이태호의 앞에서는 완전히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만약 그가 적이었다면 자음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른 채 사라졌을 터였다.
그러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태호는 자음의 얼굴에 공포와 경악이 뒤섞인 표정이 떠오른 것을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법칙이 움직이자 허공에서 한 덩이의 천지 영액이 끌려왔다.
이어 화려한 빛을 반짝이는 찻잎 몇 장이 공중에 나타났다.
두 가지가 합쳐지자 몇 번 숨 돌릴 사이에 맑은 향이 퍼졌다. 순식간에 향기 가득한 영차 한 주전자가 이태호의 손에 들려 있었다.
허공조물의 수법으로 영차를 빚어낸 이태호는 법력을 움직여 자음과 스승 윤고현에게 각각 황금빛 찻물을 한 잔씩 따라 주며 담담히 말했다.
“동역의 영롱복지와는 저도 약간의 인연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사숙님, 차라리 사숙께서 산문을 지키시고 제가 몇몇 장로를 이끌고 가겠습니다.” 자음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금 선역 전체는 정세가 파란만장하고 변화무쌍해 미래를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다.
장생 연맹의 영토 안에서도 이따금 이족 진선들이 난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태호가 동역에 모습을 드러내면, 자칫 이족 선왕이 틈을 노려 장생 연맹을 공격할지도 몰랐다.
이태호는 자음의 이런 걱정을 이해했다. 하지만 동역으로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는 않았다.
어렴풋한 예감 속에서, 이번 동역행에 어떤 기연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무슨 기연인지는 추산해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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