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이진아의 반응이 너무 격했다.
강현우는 손을 뻗어 그녀를 잡으려 했지만 이진아는 재빠르게 몸을 피했다. 그녀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강 대표님, 지금 그 모습... 제가 다 민망하니까요... 제발 그렇게 좀 보지 마세요”
강현우는 몇 초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가볍게 웃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침대로 걸어가 앉더니, 옆에 있던 책을 집어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
“따라 와.”
이진아는 아직도 욕실 문 근처 벽에 붙어 서 있었다. 마치 언제든 도망칠 태세라도 된 듯, 어정쩡하고 불안한 자세였다.
심호흡을 몇 번 하고서야, 그녀는 천천히 소파 쪽으로 걸어가 조심스럽게 몸을 뉘었다.
소파 위엔 작은 쿠션이 하나 있었고, 베개처럼 기대기에 딱 좋아 보였다.
눈을 감았지만, 방 안은 고요하지 않았다. 강현우가 책을 넘기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아직 잘 시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른 할 일도 없었으니 그냥 누워 있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문득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을 유승준이 떠올랐다.
‘유승준... 아직도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닌가?’
그녀는 몸을 일으켜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강 대표님, 유 대표님 안 만나세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책을 넘기던 강현우의 손이 잠시 멈췄다.
“나중에.”
단 한 마디만 남긴 채, 강현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유승준을 무시해 버렸다.
이진아는 피식 웃으려던 찰나,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이도영이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몸을 소파에 기대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반대편에서 날 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누나, 작은누나가 병원에 이렇게 오래 있었는데, 한 번도 미안하단 말 안 해? 작은누나 계속 울고 있어. 서준 형님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서 애쓰고 있고. 지금까지 큰누나가 그렇게까지 무정한 사람이라고는 생각 안 했었단 말이야. 아무리 싫어도... 그래도 우린 가족인데...”
이진아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조용히 반박했다.
“난 밀지 않았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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