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차민우는 전화를 끊은 후 다시 이진아에게 달려들려 했다. "이진아, 너도 들었지? 네 엄마도 네 생사엔 관심 없는데, 내가 왜 신경 쓰겠어? 감히 이 자리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네 시신을 갖고 노는 영상을 올려버릴 거야. 그럼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겠지?" 그 말에 이진아의 손이 떨렸다. 뒤로 물러났지만 피할 곳이 없었고 창문에는 철창이 있어 빠져나갈 수 없었다. 문채원의 허락을 받으니 설령 이진아가 죽더라도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더욱 거리낌 없이 행동했다. 간신히 버티고 있던 이진아는 그의 기습을 피하지 못해 끝내 침대 위에 눌렸다. 손바닥의 피가 사방에 묻었으나 차민우의 얼굴에는 음흉한 웃음이 가득했다. "드디어 침대에 누웠네? 오빠가 아껴줄게. 걱정하지 마. 하하하." "꺼져!" 이진아가 발버둥 치자 목의 상처에서 피가 더 많이 흘렀다. 하지만 차민우는 상관하지 않고 손을 아래로 움직여 그녀의 바지 끝을 잡았다. 이진아는 머리가 텅 빈 채로 더욱 심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뺨 한 대뿐이었다. "움직이지 말라고! 미친X이 강제로 당해야 속이 후련하냐?" 이미 절망에 빠진 이진아의 눈에는 무력함만이 가득했다. 그 순간 병실 문이 누군가의 발에 걷어차이며 열렸고 무슨 일인지 제대로 보기도 전에 차민우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막 욕을 하려던 차민우는 머리에 총구가 겨눠지는 것을 느꼈다. 새까만 총구는 언제든지 총알을 발사할 것 같았다. 그는 순간 얼어붙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너희... 너희들은 누구야?" 그는 말조차 조심스럽게 내뱉었고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다. 회암시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사람은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침대 위에 누워 있던 이진아는 손목이 잡히며 갑자기 누군가의 품에 안겼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상대가 누구인지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곧이어 한 벌의 정장 재킷이 어깨에 걸쳐졌고 익숙한 향기를 맡은 순간 그녀는 긴장이 풀렸다. 강현우다. 고개를 들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무릎 꿇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