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9화

예전의 남자들은 이곳에 데려오면 모두 불안에 떨며 그녀에게 잘못 보일까 봐 두려워했다. 어떤 남자들은 스스로 그녀에게 빌붙어 돈을 얻으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비굴한 태도를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진아처럼 순수하게 호기심과 호의를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윤영지는 옆에 앉으며 모호하게 물었다. “그래, 어떻게 알았어?” “직감? 영지는 때때로 참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같아. 아직 만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함께 있으면 편해. 게다가 나를 집까지 데려온 걸 보면 나를 친구로 생각하는 거겠지?” 윤영지는 도우미에게 차를 가져오게 했다. 이진아는 거의 망설임도 없이 차를 들이켰다가 뜨거움에 미간을 찌푸렸다. 윤영지는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삼켰다. 정말로 안에 독이 들어 있다고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너무 재밌는 사람이었다. 그녀를 평범한 사람처럼 대하는 남자를 너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것도 이렇게 잘생긴 남자를. “지금 어디에 살고 있어?” “난 혼자 따로 살아. 부모님은 안 계셔. 얼마 전 여씨 가문에서 나를 찾아왔는데, 나한테 돈이랑 집 한 채만 주더라고. 오늘 밤에 친구를 사귀려고 거기에 간 건데 영지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 이진아는 그 말을 하며 기쁜 듯 윤영지 옆으로 다가왔다. “영지는 참 예쁜 것 같아. 짙은 화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카리스마 있어 보이기 때문인가?” 윤영지는 고개를 숙여 손에 든 찻잔을 바라봤다. 그녀는 차를 마시지 않았다. 차 안에는 실제로 최음제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진한이 마셨으니 10분 후면 효과가 나타날 터였다. 예전에도 윤영지와 함께 들어온 남자들은 모두 이런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반복될수록 흥미가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케이크를 준비시켰다. 케이크 안에는 해독제가 들어 있었다. “케이크 좀 먹어. 오늘 밤은 여기서 자고 가.” “영지는 게임 안 해? 요즘 내가 하도 심심해서 둘이 같이할 수 있는 게임을 몇 개 찾아봤거든? 친구를 사귀면 함께 하려고. 같이 해보실래?” 윤영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