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이진아는 가슴 한쪽이 괜히 따뜻해져서 이도영의 머리를 살짝 헝클어뜨렸다.
“이건 얼마짜리 가방이야?”
그 말에 이도영은 코웃음을 쳤지만, 적어도 이진아가 이 가방을 받을 마음이 있다는 뜻이었기에 얼굴엔 웃음이 번졌다.
“4억? 뭐 한정판 어쩌고 하던데, 난 잘 모르겠고... 이따가 몰래 줄게. 작은누나가 들으면 또 기분 상할까 봐...”
이도영은 평소에 돈을 펑펑 쓰는 타입이라 딱히 모아둔 건 없었다. 쓸 일이 생기면 그냥 집에서 받아 쓰는 편이라, 갑자기 4억을 마련하려면 자기 차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거실에 앉아 있던 이수아가 둘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얼굴빛이 살짝 굳어졌다. 그래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일어섰다.
“언니, 왔어요?”
이진아는 이수아의 철면피가 새삼 놀라웠다. 하지도 않은 임신에 이어 유산했다고 쇼해놓고,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녀가 소파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이수아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언니, 이젠 다른 집 자매들처럼 우리도 말을 놓아요... 아이를 가졌다고 했던 건 나도 어쩔 수 없었나 봐... 그 일은 정말 미안해.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봐. 매일 악몽을 꿨어. 서준 오빠가 날 떠나는 꿈... 마음이 너무 아팠고 정신도 점점 망가져 갔어. 약도 소용이 없고...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나 봐... 정말 미안해. 내가 어떻게든 보상할게. 엄마가 지난번에 사준 집도 언니한테 넘길 수 있어.”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진아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좋아.”
이수아는 고개를 숙이다가 순간 멈칫했다. 손끝이 움찔하며 굳어졌다.
이진아는 그 모습을 보고 덧붙였다.
“근데 집은 필요 없어. 현금으로 줘. 통장에 그 정도 돈은 있겠지?”
이수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고 아픈 사람처럼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저년... 죽여버릴 거야...’
이진아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임신도 가짜였고 유산도 가짜였는데, 아직도 허약한 척 떠는 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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