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강현우는 셔츠의 마지막 단추를 채우며 말을 이었다. "이씨 가문에 연락해 봐. 다들 네가 사고 난 줄 알고 있어." 그 말은 방 안의 미묘한 분위기를 날려버렸고, 이진아 역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급히 옆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지만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 몰라 한참 동안 망설였다. 이씨 가문과의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은데 유일하게 연락할 수 있는 이도영마저도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이니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병원 병실에서는 문채원이 이도영의 침대 옆에서 울고 있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누가 차를 들이받은 거야? 경찰은 아직 수사 중이야?" 이수아가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엄마, 도영 오빠가 깨어나면 물어보자고요. 언니 차를 타고 있었잖아요. 그리고 언니는 아직 행방을 못 찾았대요." 문채원의 몸이 굳은 채로 얼굴에 피로가 더해졌다. "진아만 얽히면 항상 안 좋은 일이 생겨. 자기 할아버지를 화병으로 죽게 만든 것도 모자라 너까지 힘들게 하더니 이제는 도영까지 죽을 뻔했어. 정말이지..."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이재명이 입을 열었다. "말 좀 줄여. 진아는 도영이랑 사이가 좋았잖아. 분명 고의는 아니었을 거야. 지금 애 생사도 모르는 판에 미리 단정 짓고 싶어? 그냥 조용히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 이 집안에서는 여전히 이재명이 갑이다. 문채원은 그의 말을 듣고 입을 꾹 다문 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 시각 이수아의 눈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잔금을 모두 지불했으니 일 처리한 그 사람들은 이미 해외로 도망쳤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경찰은 절대 잡지 못한다. '이진아. 드디어 죽었네?' 그녀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때 누군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강서준이다. 강서준은 방 안을 빠르게 훑어본 뒤 다급하게 물었다. "진아는? 사고 난 건 진아 차였잖아. 진아도 도영이랑 같이 갔던 거야? 지금 어디 있어?" 그의 얼굴에 드러난 초조함이 너무도 확실하여 이수아의 마음은 더욱 일그러졌다. 그녀는 강서준의 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