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경찰이 곧바로 병실을 찾아왔지만 그들이 전한 소식은 좋지 않았다.
"범인들은 현재 도주 중인 중범죄자들입니다. 각자 최소 세 건의 살인을 저질렀죠. 왜 갑자기 이진아 씨를 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혀 연관성이 없는 거로 보아 살인 청탁을 받은 거로 보입니다."
경찰이 설명을 이어가던 중 이수아가 끼어들었다.
"언니가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미운털이 박혔을지도 몰라요. 평소에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
이수아는 모두가 자신을 쳐다보는 걸 눈치채고선 급히 입을 다물더니 눈물을 몇 방울 떨어뜨렸다.
이때 문채원이 맞장구를 쳤다.
"진아는 누구에게나 무례했어요.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가 기본으로 깔린 애라고요. 오죽하면 도우미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겠어요? 수아 말이 맞아요. 본의 아니게 미움을 산 게 틀림없어요."
경찰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범인들은 현재 미얀마로 도주했습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해 수사 중이지만 미얀마의 사법권이 없어 범인들이 자발적으로 귀국하지 않는 한 이 사건은 이대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서준이 마음이 급해졌다.
"그럼 진아는 어쩌고요!"
경찰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
"범인들은 시신을 은닉하는 데 매우 능숙합니다. 현재까지도 여러 피해자의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이재명은 몸을 휘청거리더니 기절할 듯 위태로웠다.
이수아가 그를 부축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경찰분들은 그저 최악을 대비하라고 한 거잖아요. 언니가 운 좋게 살아남았을 수도 있잖아요."
이수아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피하며 간신히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이재명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고 불과 몇 분 만에 훨씬 더 늙어진 듯했다.
그는 떨리는 입술로 간신히 온전한 말 한마디를 뱉어냈다.
"연약한 여자애가 어떻게 그런 흉악한 범인들을 상대로 어떻게 살아남겠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싸우지 말걸... 안 좋은 기억을 갖고 떠나면 안 되는데..."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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